자사주 소각 완료에 장중 13% 급등…골드만·맥쿼리 집중 매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자사주 소각 소식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된 신한금융지주 주가가 '퀀텀 점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금융지주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금지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유일하게 이를 허락받은 신한지주가 외국인으로부터 주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연합인포맥스 주식 현재가(화면번호 3111)에 따르면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한지주는 장중 12.81%까지 올라 주당 3만6천원을 회복했다. 오후 1시께는 주식선물·주식옵션 2단계 가격제한폭 확대요건 도달 공시가 뜨기도 했다.

신한지주는 전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외국인 순매수 종목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매수 규모는 478억원에 달했다. 골드만삭스와 맥쿼리에 매수 주문이 집중됐다. 최근 외국인이 연이어 국내 금융주를 순매도하는 가운데 기관의 매수로 주가를 방어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변화였다.

시장에서는 신한지주의 자사주 소각 소식이 외국인의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지주는 지난 1일 1천503억원 규모의 자사주 503만5천658주를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3월 26일 자사주 취득과 소각 계획을 밝힌 지 두 달여만이다.

당초 신한지주는 이달 말까지 석 달에 걸쳐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이었지만 완료 시점을 한 달 가까이 당겼다.

실제 자사주 매입이 이뤄진 것은 주가가 3만원을 밑돈 최근 한 달간으로 추정된다. 하루 200만주 안팎을 기록하던 신한지주 거래량은 지난 4월 27일 526만주를 기록한 이래 10여차례에 걸쳐 300만~700만주 수준을 간헐적으로 기록했다.

소각을 기준으로 한 신한지주의 자사주 평균 매입 단가는 주당 약 2만9천850원이다. 전일 종가(3만5천750원)를 고려하면 사실상 소각된 주식 규모는 1천800억원 정도다. 취득한 자사주보다 300억원 큰 규모가 소각된 셈이다. 싼 가격에 자사주를 사들여 취득 수량을 극대화한 게 주효했다.

지난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고민해온 금융지주가 연이어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지만,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었다. 당장의 수급에 자사주 매입이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오버행 이슈도 상존하기 때문이다.

신한지주가 자사주 매입을 완료한 즉시 소각을 진행한 것도 시장의 이 같은 우려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한지주의 자사주 매입은 소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셈이다.

신한지주의 자사주 플레이를 두고 다른 금융지주에서는 부러움도 감지된다. 연초 이후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려 했으나 금감원이 제동을 걸어서다.

최근 윤석헌 금감원장은 국내 금융그룹에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을 중단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실물 경제에 자금중개기능을 늘려야 할 금융지주가 자사의 배를 불려서는 안 된다는 논리에서다. 다만 금감원은 작년 오렌지라이프의 완전 자회사 전환과정에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결정한 신한지주만큼은 예외로 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다른 금융지주는 하지 못하는 자사주 매입이 일평균 거래량의 15% 수준으로 이뤄지다 보니 상대적인 우위가 확실히 존재했다"며 "기존 배당정책에 이번과 같은 자사주 정책을 병행해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중장기적인 주주환원 의지는 충분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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