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양국 간 무역합의 이행률이 목표치보다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한국에 이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미중 1단계 무역합의 경과 및 우리 수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분기까지 432억달러어치의 미국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으나 실제 구매액은 200억달러로 합의 이행률이 46.3%에 그쳤다.

미중은 지난 1월 중국이 향후 2년간 2천억달러 규모의 미국 상품 및 서비스를 추가 수입하는 1단계 합의안에 공식 서명한 바 있다.

품목별로는 한국 제품의 대체 가능성이 큰 공산품(합의액 277억달러)의 이행률이 53.4%에 그쳤고, 에너지(63억달러)의 이행금액은 1억달러에 불과했다.

다만 농산물(91억달러)의 경우 51억달러에 머물렀지만, 이는 작년 1분기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미중 합의안에 포함된 품목을 기준으로 중국의 1분기 전 세계 수입액은 전년 동기보다 0.3% 증가했지만, 미국 수입은 2.7% 감소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과 미국의 수출경합도가 높은 공산품의 경우 한국 점유율이 2017년 기준 14.5%로 주요국 중 가장 높았다.

대만이 13.8%로 2위, 일본과 미국은 12.1%와 9.0%로 뒤를 이었다.

이에 미중 합의로 미국산 공산품 수입이 확대될 경우 한국산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1분기까지 중국의 미국산 공산품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16.8% 감소해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산 공산품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4.2% 감소에 그쳐 화학제품, 기계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미국산 제품으로의 수입대체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진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다시 격화된 미중 갈등과 낮은 무역합의 이행률을 고려할 때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미국산으로 대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하반기까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과 경합해야 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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