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최정우 기자 = 정부가 증권사에 대한 환전·송금 업무 범위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증권사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들의 환전 비용 절감과 리테일 부문 실적 증대 등 긍정적인 면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셈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외환서비스 공급자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증권·카드사의 환전·송금 업무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재부가 발표한 '외환서비스 혁신 방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정부는 증권사가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자금, 국경간 상거래 결제 대금에 대한 환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 투자자가 본인 명의의 은행 계좌를 개설한 후 외화를 송금하면 은행이 환전하던 것에서 투자자가 외화를 증권사의 계좌로 송금하면 증권사가 환전할 수 있게 된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뜻을 보이며 수익 경쟁력 제고, 국내 증권시장 투자 유인 확대 등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외국인 국내 투자에 대한 환전업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환전 수수료 증대에 따른 직접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장기적으로 거래 증권사와 연동되는 은행 계좌 개설 필요성이 작아지면서 리테일 부문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가능성도 크다"고 진단했다.

A증권사 해외업무 부서 관계자도 "그간 비거주 외국인에 대한 증권투자에 대해 은행이 환전을 도맡아왔던 상황"이라며 "환전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증권사 외화보유잔고 증대로 이어질 수 있고 환전 비용 절감에 따라 다양한 해외투자 금융상품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불어 환전수수료 수익 증대에 따른 기타수수료 이익 증대로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객 입장에선 환전의 편의성과 간소화된 거래 절차뿐 아니라 유리한 가격으로 환전 업무 선택이 가능하며 은행에 본인명의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환전 및 국내증권시장 투자가 가능해 증권사의 해외 고객 유인도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B증권사 결제 담당자는 "기존에도 고객들이 증권사에서 환전 업무를 해왔고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 등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며 "증권사의 업무 가능 범위가 확대된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실제 원활히 환전 및 송금 업무가 될지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증권사의 경우 은행처럼 FX(외환) 딜링룸이 구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외화 확보에 일부 제약이 있는 점 등 향후 원활한 환전 업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C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이 규제를 푼다 해도 막상 적용할 때는 작동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았다"며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실제로 증권, 카드사의 환전, 송금 업무 확대가 원활하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jwchoi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1시 0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