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 분석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마이너스 금리를 반대하는 것은 금융기관과 머니마켓펀드(MMF) 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부터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로 긴급 인하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이 실시하고 있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연준도 도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마이너스 금리를 현재로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미국에 적절하거나 유용한 정책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파월 의장이 마이너스 금리를 반대하는 것은 이 정책의 효과가 큰 만큼 부작용 우려도 크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특히 은행의 경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 걱정되는 부분이다.

정책금리는 시장 금리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기업에 대한 대출금리, 개인 주택담보대출 금리, 국채 금리 등 다양한 금리가 낮아지게 된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 괴로워하던 기업과 개인이 살아나는 반면 은행이 손해를 보는 구조다.

은행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를 주 수익원으로 두는데, 대출금리가 제로 가까이 떨어져도 예금금리를 크게 낮출 수 없다. 예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면 결국 고객의 돈이 줄어들게 돼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

실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이미 심각한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가 지난 3월 전국 지방은행과 제2지방은행(저축은행과 유사)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수익 악화 여파로 약 20%의 은행이 지점망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월 의장이 마이너스 금리를 반대하는 이면에는 미국 특유의 사정도 있다.

개인 자산의 위탁처가 예금 중심인 일본,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는 단기국채로 운용되는 MMF가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 MMF의 규모는 4조7천억달러(약 5천722조원)에 이른다.

일본과 유럽에서는 은행이 '마이너스' 예금 금리를 막아주지만 MMF의 경우 시장금리인 단기 국채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MMF 가치가 단기 국채금리의 하락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문은 중요한 자산 위탁처인 MMF가 감소할 경우 미국 사회가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폐해를 생각할 때 연준이 이를 도입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jhm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3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