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일본은행(BOJ)과 일본 금융청이 은행들에 미국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관련 투자를 경고하고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청은 보고서에서 은행들의 자본완충력이 CLO 투자로 축소될 수 있으며 "만기 전에 해당 투자를 매각할 의도가 없더라도 투자상품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상각 위험이 있어 그에 따라 시장에 상당한 가격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널은 그동안 금융청이 CLO 이슈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기울였으나 이번 주 BOJ과 함께 처음으로 CLO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보고서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CLO는 신용이 낮은 기업들이 담보를 제공하고 받는 대출인 레버리지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고위험 고금리 상품이다. 은행이 저등급 기업에 대한 융자를 대출채권 형태로 증권사 등 금융기관에 매각하면, 이를 매수한 측이 여러 대출채권을 묶어 CLO로 만들어 투자자에게 매각한다.

만약 기초자산인 대출의 가격이 하락하거나 디폴트에 빠지면 여기에 투자한 연기금, 보험사,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등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최근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질 경우 관련 상품의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계 금융기관의 CLO 투자액은 전 세계 CLO 투자액 7천500억달러의 20%에 육박한다. 특히 상당 부분이 일본에서 발행되지 않은 증권들에 투자됐다.

일본 금융기관들의 CLO 투자분 절반 이상은 노린추킨은행(농림중앙금고) 한 곳에 집중됐다. 노린추킨은행은 일본 정부가 농업, 수산업, 임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협동조합은행이다.

노린추킨은행은 5월 말 기준 CLO에 7조7천억엔(약 86조원)을 투자했으며 미쓰비시UFJ 금융그룹은 2조3천억엔(약 25조7천억원), 유초은행이 1조8천억(약 21조원)엔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린추킨은행은 지난 5월에 3월 기준 자사 CLO 포트폴리오의 미실현 손실액이 4천억엔(약 4조5천억원)에 달한다며, 추가 투자는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초은행 역시 CLO 손실액이 1천220억엔(약 1조3천600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으며 해당 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유초은행 대변인은 저널에 "시장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투자 기회를 신중히 엿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UFJ 금융그룹 대변인은 저널의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일본 금융기관 중에 어떤 곳도 아직 손실이 확정된 곳은 없다.

노린추킨은 만기까지 증권을 보유할 계획이라며 현재는 미실현 손실로 증권 가치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포트폴리오의 다른 부문에서 미실현 이익도 상당하다고 해명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지난 3월 말 국회에 출석해 일본 금융기관들의 CLO 투자에 즉각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일본 은행들이 보유한 상품은 등급이 매우 높아 위험이 적절히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CLO의 99% 이상은 AAA등급이다. 이는 미국 은행이나 영국 은행들이 보유한 CLO의 등급이 AAA 이상인 비율이 77%, 50%에 그치는 것과 비교된다.







<일본 은행들의 해외자산 투자액 : CLO 짙은 파란색>

ys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4시 0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