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은행채에 이어 카드채와 캐피탈채 등 여전채까지 스프레드 축소세가 한 달째 지속하는 가운데 회사채는 여전히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진 데다 일부 산업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커지면서 회사채시장 경색이 더디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드채 'AA+'등급 3년물 신용스프레드는 전일 기준 62.5bp로 집계됐다.

연초 35.2bp에서 시작한 신용스프레드는 소폭 축소하는 듯하다 지난 3월 초부터 급격하게 확대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10일에는 74.2bp까지 늘면서 2012년 1월 이후 8년 내 최대를 기록했다.

이후 신용스프레드는 축소세로 전환하며 최근 8주 새 11.7bp 줄었다.

크레디트 채권 가운데선 은행채가 지난 3월 가장 먼저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신용스프레드 내림세를 연출했고, 여전채에도 긍정적인 투자심리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AA'급 여전채는 연초 38.7bp에서 시작해 4월 초 40bp가량 오른 77.9bp로 고점을 찍는 등 'AA+'급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전일 기준으로는 66.8bp로 고점 대비 11.1bp 축소했다.

같은 기간 'A급'과 맞닿아있는 'AA-'급 신용스프레드는 지난달 19일부터 줄기 시작해 전일 기준 고점 대비 5.6bp 낮은 86.4bp를 나타냈다.

'A급' 캐피탈채는 지난달 25일부터 뒤늦게 축소하기 시작해 이날까지 0.5bp의 감소세에 그쳤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은행ㆍ공사채에서 카드채 단기물로 이어진 신용스프레드 축소 랠리가 캐피탈채 단기물까지 진행됐다"며 "크레디트 시장의 낙수효과가 순차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회사채는 이와 반대 분위기를 연출했다.

회사채(공모ㆍ무보증.3년)는 전 신용등급에서 신용스프레드가 3월부터 확대하기 시작해 4월부터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최고등급에서 한 단계 낮은 'AA+'급조차 연초 36.4bp에서 시작해 지난 4월 10일 66.7bp로 30.3bp 오른 뒤, 전일 67.0bp를 나타냈다.

발행 시 일괄신고제를 취하는 여전채와 달리 회사채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거쳐야 한다.

최근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고 신용등급 강등 리스크가 커짐에 따라 회사채 금리가 민평금리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증액까지 이어지면서 다소 높아진 발행금리가 유통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등급 간 격차는 있겠지만 서서히 회사채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회사채 신속인수제,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등 정부 대책과 저신용등급 매입 확대 등은 회사채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시장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상대적인 금리 이점이 부각됐다는 점도 투자수요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과 크레디트 시장 지원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며 "크레디트물의 추가적인 약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속된 회사채 지원 정책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AAA'등급 스프레드 축소에서 'AA'등급 축소로 낙수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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