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 위기에 삼성 초긴장…코로나·반도체전쟁 '삼중악재'
이재용, 구속 위기에 삼성 초긴장…코로나·반도체전쟁 '삼중악재'
  • 이미란 기자
  • 승인 2020.06.0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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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년 4개월 만에 다시 구속의 갈림길에 서면서 삼성 내부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거의 모든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미중 패권다툼이 격화하고, 중국의 반도체 공세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총수 부재' 가능성에 따른 우려와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전일 검찰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 문제로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삼성 안팎에서는 "글로벌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또다시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은 공식적으로는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2017년 2월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법정 구속될 때보다 더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당시에도 삼성은 총수의 경영 공백에 따른 글로벌 투자 중단 등 경영 차질, 그룹 인사 지연 등 후유증이 상당했다.

실제로 삼성은 이 부회장이 구속됐던 2017년 2월 이후 현재까지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7월과 11월 각각 스타트업 이노틱스와 플런티, 올해 1월 미국 이동통신망 설계 관련 기업인 텔레월드솔루션즈를 인수하긴 했으나, 대형 M&A는 2016년 11월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업체인 하만 인수가 마지막이었다.

삼성은 특히 악화한 현재의 대외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 확대에 따라 세계 반도체 시장은 한 치 앞도 보기 어렵고, 코로나19 이후 경영 환경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경영활동이 사법리스크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으로서는 미중 무역 분쟁이 패권 다툼으로 번지며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점이 가장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의 반도체 구매를 차단하기 위해 고강도 정책을 발표한 데 따라 화웨이가 주요 고객 중 하나인 D램 반도체의 수요가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또 다른 갈등 요인인 홍콩보안법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강행을 저지하기 위해 무역과 투자 등과 관련해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지위를 박탈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할 경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중국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홍콩 수출액은 319억달러로 중국과 미국, 베트남 다음으로 4번째 수출국이다.

우리나라의 홍콩 수출 가운데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69.8%, 55.5%로 수출 비중이 특히 높다.

반도체 업계의 관계자는 "현재는 미국의 제재 대상이 화웨이지만 환율 갈등이 격화하면 제재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형 거래선이 타격받으면 연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갈등 격화 등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경영 고삐를 늦추지 않았던 이재용 부회장의 보폭이 다시 좁아질 것으로도 보인다.

이 부회장은 최근 연이은 검찰 소환 조사 속에서도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패권다툼과 등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왔다.

지난달 6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과거 잘못과의 단절하는 '뉴삼성'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이후 곧바로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 부회장을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논의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혔다.

지난달 중순에는 코로나19를 중국 시안의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고, 평택에 약 18조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와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구축 계획도 발표했다.

그런 가운데 이 부회장이 다시 사법처리될 경우 삼성 입장에서는 글로벌 경영 행보가 중단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이 부회장 구속 이후 1년여간 사실상 중단됐다가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고 있는 대규모 투자도 삐걱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은 이 부회장 석방 이후 6개월 만인 2018년 8월 인공지능(AI)·5세대 이동통신·바이오·반도체 중심 전장부품 등 4대 성장사업에 25조원을 배정하는 것을 비롯한 18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4월에는 2030년까지 총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1위로 도약하겠다는 장기 계획인 '반도체 2030' 비전을 선포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퀀텀닷(QD) 디스플레이에 13조1천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또다시 구속된다면 삼성은 최악의 불확실성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된다"며 "총수 부재 상황에선 대규모 투자, M&A 등에 관해 결정을 내리기 힘들어 대외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mr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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