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에 따른 유로화 강세는 원화 강세 요인이지만, 달러-원 환율을 큰 폭으로 끌어내리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위험 통화인 원화가 유로화 강세와 달러화 약세에 단기적으로 연동될 수는 있지만, 대내외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원화가 큰 폭의 강세를 나타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간밤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대규모 부양책을 내놨다.

ECB은 팬데믹긴급배입프로그램(PEPP)를 6천억 유로로 증액했다. 시장 예상인 5천억 유로 증액보다 많은 수준이다.

부양 기대 속 유로-달러 환율은 1.13달러대로 오르며 전일대비 0.7% 이상 올랐다. 글로벌 달러화 인덱스는 96.7선으로 내려서며 약 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달러의 약세는 달러-원 환율을 소폭 끌어내릴 수 있는 재료다.

전일 뉴욕 증시에서 주요 주가지수가 혼조세를 나타내는 등 위험 선호 심리가 주춤한 상황이지만 통화 시장은 주식 시장과는 별개로 리스크 온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유로화 약세가 글로벌 달러 약세를 촉발했고 위험 통화 강세 흐름을 이끌 수 있다"며 "통화 시장은 주식 시장과는 별개로 위험 선호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로화 강세 및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달러-원 환율을 1,200원대 부근으로 끌어내리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이 딜러는 "현재의 글로벌 달러 약세가 궁극적인 원화 강세 요인으로는 작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4월 경상수지 적자 등 원화 자체적으로 좋은 뉴스가 없는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을 1,200원 아래로 내릴 만한 재료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레벨을 크게 낮춰온 만큼 유로화 강세에 기댄 추가 하락이 어려울 수 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간밤 ECB에서 좋은 소식이 나오면서 글로벌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면서도 "그러나 달러-원 환율의 경우에는 그간 하락 폭이 심했고, 1,214~1,215원 정도에서의 결제 수요가 강했기 때문에 하단이 견고하게 지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달러-원 환율이 유로화보다는 위안화에 더 강하게 연동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코스피도 급등하고, 달러 인덱스도 많이 하락해서 달러-원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는 여건이었는데도 1,210원대가 지지됐다"며 "유로화가 달러 인덱스의 비중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데 이런 점을 보면 달러-원 환율은 유로화보다는 위안화에 훨씬 큰 가중치를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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