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최근 미국 달러인덱스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달러 약세론이 힘을 받고 있지만, 중장기 달러 전망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경기 회복 기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등으로 달러가 약세를 이어갈 것이란 주장이 힘을 받는 가운데 주요국이 모두 유동성을 확대한 상황에서 달러만 약세로 가지는 않을 것이란 강세론자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5일 연합인포맥스 달러 인덱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달러 인덱스(G10)는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지난 3월에는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며 달러 인덱스는 102.990 수준까지 올랐다.

그러나 5월 중순부터 달러화 약세 흐름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단기 이동평균선인 5일 이평선은 20일과 60일 이평선을 차례로 뚫고 내려와 100일 200일 이평선도 하향 돌파했다.





<2020년 달러 인덱스 등락 추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경제 재개 기대에 따른 강한 리스크온(위험 선호) 분위기 ▲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미중 갈등 우려 완화 ▲유로존 경기 부양 기대로 인한 유로화 강세 등이다.

이 밖에 미국 내 시위 확산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점도 재선 가능성을 낮추며 달러 약세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최근 회사채 ETF 매입에 나서면서 각종 신용 스프레드와 단기 리보금리가 추가 하락한 점이 킹달러 현상 약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여기에 파월 의장의 부정에도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점도 달러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홍콩 사태를 두고 미중 갈등이 최악으로 번질 가능성이 작아진 점도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재개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리스크온 심화에 따른 달러 약세 분위기에 달러-원 환율도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주만 해도 1,240원대 안착을 예상했던 달러-원 환율은 이번 주 들어 미중 갈등 완화로 빠르게 리스크온 분위기를 반영하며 20원 가까이 급락했다.

달러-원 환율은 다시 1,210~1,220원 레인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그러나 달러 인덱스가 하단에 도달했다는 인식과 미중 무역갈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점 등은 달러-원 방향성 설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점점 달러-원이 하향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최근 펀더멘털 대비 리스크온을 많이 반영했다"며 "위험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한 단기 고점도 확인했다는 인식에 상단 저항도 심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이미 5월 말 달러 약세 흐름이 가시화되면서 각종 위험자산의 동반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해 각국의 대규모 부양책이 3분기 중 집중적으로 실시될 수 있어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할 공산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펀더멘털이 강하게 회복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도 "달러화 약세 전환은 달러-원 환율을 점진적 하락 기대와 위험자산 선호를 강화해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전환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의 달러 약세에도 미국과 달러화 여건이 불리하지 않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연준의 대규모 자산 확대와 달러 유동성 증가, 고평가된 달러 가치 등을 근거로 중장기 달러화 약세 전망이 부각되고 있다"며 "2011년 이후 지속된 강달러에 대한 피로와 고평가 인식, 정치 리스크 등이 달러화의 추가 랠리를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연준뿐만 아니라 주요국 유동성 확대가 지속되고 있고, 향후 외환시장은 다시 경기 격차에 주목해 코로나19 정책 대응에 대한 출구 전략이 가장 빠르게 나올 통화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과 달러화의 여건이 그리 불리하지 않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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