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예약했던 반도체 생산공정을 애플, 퀄컴 등 다른 고객 제품 물량을 생산하는 데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애플의 아이폰 12 제품 반도체는 이미 TSMC에서 생산이 시작됐다.

매체는 "애플이 TSMC에 주문한 A14 프로세서 제작에는 5나노미터 생산공정이 이용되는 데 이는 화웨이 하이실리콘이 예약해놨던 공정을 가져가 버리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포, 비보 등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주문을 늘릴 예정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밝혔다.

화웨이가 긴급하게 사용할 반도체 물량을 비축해뒀다고 언급한 바 있으나 애널리스트들은 TSMC의 이러한 움직임이 화웨이의 고사양 제품 출시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TSMC가 화웨이가 예약한 공정을 애플, 퀄컴, 미디어텍, AMD 등 다른 고객 제품을 제조하는 데 사용하기 시작한 이유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화웨이 등 국가 안보에 위험을 가하는 기업이 만든 통신 장비를 미국 기업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 명령을 1년 더 연장한 바 있다.

샹리강 관련 업계 애널리스트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TSMC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화웨이 주문 부족분을 채우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와 같은 한 기업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면서 "이 전쟁에서 이기려면 국가가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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