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의 원유 수입량이 지난 5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1단계 무역합의에도 미국산 원유 비중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원유 가격이 급락하면서 중국이 러시아 혹은 중동지역 원유를 구매해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거나 국가 비축유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올해의 약 절반이 지나간 가운데 아직 1단계 무역합의에서 약속한 천연가스, 원유 등 미국산 에너지 구매량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단계 무역합의에 따르면 중국은 2년 동안 520억 달러어치의 원유를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AB번스타인은 중국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미국산 에너지 105억 달러어치를 수입해야 했지만 6억달러어치밖에 구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닐 비버릿지 AB번스타인 홍콩 매니징 디렉터는 "올해 초 이후 에너지 가격이 반 토막 나기는 했으나 그래도 여전히 미국산 에너지 수입량은 합의한 바에 훨씬 미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미국의 에너지 수출액은 가격 하락 및 생산 감소 때문에 올해 750~800억 달러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미국의 에너지 수출액은 1천억 달러였다.

비버릿지 디렉터는 "이것은 미국이 무역합의 달성을 위해 내년에 에너지 수출량의 65%를 중국으로 보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양측 모두 이러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원유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정유사들이 미국산 경질유보다 중동산 중질유를 선호하기 때문에 애초 합의했던 구매량 자체가 달성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도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큰 숫자를 원했기 때문에 합의가 진행되면서 숫자가 더 커졌다"면서 "처음부터 현실적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미국 측 1단계 무역합의 담당자 중 한명은 "백악관이 확실히 (에너지 수입량이 적은 것을) 좋게 보지 않고 있으며 중국의 가장 부족한 부분으로 지적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에너지 수입이) 엄청난 우선순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1단계 무역합의를 완전히 망칠 수 있는 것은 구조적 문제나 농산물 구매량을 맞추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Oxford Institute for Energy Studies)의 중국 조사 책임자인 마이클 메이단은 "중국이 하루 13만 배럴, 35만 배럴씩 원유를 수입한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오와 농민들을 대상으로 말하듯 자랑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에너지는 농산물만큼 대선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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