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0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장기간 제로 수준 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음에도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 국채 가격은 연준이 2022년까지 제로 금리를 이어가고, 국채 매입 속도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상승세를 이어갔고, 달러 가치는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했음에도, 연준이 장기간 제로 금리 유지를 시사한 데 힘입어 올랐다.

연준은 이날 FOMC에서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장기간 제로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점을 강하게 시사했다.

연준이 발표한 '점도표'에서 정책 금리의 중간값은 2022년까지 0.1%로 제시됐다.

2021년까지는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위원이 한 명도 없었으며, 2022년에는 두 명의 위원만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금리 인상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준은 국채 등의 매입을 최소한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지원을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는 방침도 재차 확인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 예상했던 수익률 곡선 제어나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 강화 등은 이번 회의에서 나오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경제의 향후 경로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던 점에 대해서도 "고용시장이 5월에 바닥을 쳤을지 모르지만, 아직 알 수 없다"면서 "단일 경제 지표에 과잉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견해를 밝혔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6.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올해 말 9.3% 내년 말에도 6.5%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2.31포인트(1.04%) 하락한 26,989.9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04포인트(0.53%) 내린 3,190.14에 거래됐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6.59포인트(0.67%) 상승한 10,020.35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사상 처음으로 10,000선 위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주요 경제 지표,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주시했다.

연준의 장기 제로 금리 유지 입장이 확인된 이후 주요 지수는 급반등해 모두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주요 지수는 하지만 이후 곧바로 반락하며 나스닥을 제외하고 하락세로 돌아갔다.

여전한 경제 불확실성과 최근 경기 민감주 위주로 단기 급등한 데 대한 부담 등이 투자 심리를 저해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6.5%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올해 말 9.3% 내년 말에도 6.5%로, 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 2차 확산이 없을 경우에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차 확산이 나타나면 성장률은 -7.6%로 더 내려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봉쇄 완화 이후 미국 일부 주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인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CNBC 등은 캘리포니아 등 20여개 주에서 신규 확진이 증가 추세라고 전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애플이 2.6% 아마존이 1.8%가량 오르며,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아메리칸 항공은 8.2% 급락했다. 보잉도 6.1% 넘게 내렸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69% 오른 것을 제외하고 전 업종이 내렸다. 에너지가 4.92% 급락했고, 금융주도 3.75% 내렸다. 산업주는 2.38% 하락했다.

이번주 큰 폭 오른 경기 민감 영역이 상승분을 반납하는 흐름이 이날도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미국 물가 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미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내렸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0.8% 하락했던 데서 낙폭이 줄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변화 없음(0%)'보다는 소폭 낮았다. 미국 CPI는 지난 3월부터 석 달 연속 전월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5월에 전월보다 0.1% 내렸다. 전문가 예상 '변화 없음'보다 더 내렸다.

다만 물가 하락 폭은 좁혀져 디플레이션 우려는 줄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빠른 경기 회복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버그 베르먼 그룹의 조셉 아마토 대표는 "경제 재개 속도를 잘못 해석하는 데 유의할 것"이라면서 "시장 강세를 지지하는 것은 경제 회복으로, 회복이 더디다면 시장이 앞서 나간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과 같은 27.5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6.5bp 하락한 0.764%를 기록했다.

지난주 내내 올라 0.9%를 상회했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번주 들어서는 사흘 연속 하락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1bp 내린 0.185%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2bp 떨어진 1.533%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2.3bp에서 이날 57.9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 예상대로 연준이 비둘기파 기조를 나타내 미 국채는 상승 랠리를 지속했다.

연준은 이틀간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유지했다. 점도표에서 위원들은 2022년까지 현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시사했다.

올해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낮췄으며, 모든 정책 도구를 사용하겠다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 또 현 국채 매입 속도를 몇 개월 동안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일부에서 예상했던 더 공격적인 완화가 아니어서 발표 직후 미 국채수익률은 낙폭을 축소하기도 했지만, 국채 매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에 점차 힘이 실려 다시 낙폭을 확대했다.

연준은 월간으로 약 8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와 400억 달러 정도의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매입하고 있다.

연준이 최근 주간 국채 매입 속도를 줄여 양적완화를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만큼, 매입 지속 의지는 장기물 위주로 국채를 끌어올렸다. 연준이 수익률곡선 제어 정책을 여전히 고려하고 있다는 점도 국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0년 국채수익률은 연준 성명 직전 0.777%에서 직후 0.802%를 기록했으나, 이후 0.758%까지 낮아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포워드 가이던스와 수익률곡선 제어 필요성에 대해 열려 있다"면서 "다음 회의에서 수익률곡선 제어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역시 잠잠해 미 국채수익률은 낙폭을 키웠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내렸다. 4월에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인 0.8% 하락했던 데서 낙폭이 줄었다.

다만 시장 전망치 변화 없음(0%)보다는 소폭 낮았다. CPI는 지난 3월부터 석 달 연속 전월 대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면 국채의 고정 가치를 훼손하기 때문에 악재로 작용한다.

슈왑센터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연준이 가진 정책 중 일부 도구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며 "연준은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까지 제로 근처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큰 약속"이라며 "이는 경제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큰 증거"라고 지적했다.

에버딘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맥캔 선임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어떻게 해도 우리가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냈다"며 "파월 의장은 연준이 오랜 기간 매우 완화적인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강한 신호를 보내려고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뉴빈의 토니 로드리게스 채권 전략 대표는 "최근 국채수익률이 떨어지면서 회사채와 다른 자산 가격이 급등했다"며 "정부 당국과 함께 연준과 ECB, 글로벌 중앙은행이 말 그대로 체크 북을 열어준 느낌 속에서 시장이 랠리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128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769엔보다 0.641엔(0.59%)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390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379달러보다 0.00528달러(0.47%)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2.00엔을 기록, 전장 122.17엔보다 0.17엔(0.14%)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1% 떨어진 95.977을 기록했다. 이날 96선도 내주며 3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각국의 경제 재개에 따른 빠른 회복 기대로 위험 선호가 유지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장기간 유지키로 해 달러는 최근 하락세를 이어갔다.

연준은 이날 제로금리를 유지했다.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은 2022년까지 현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산매입 등 양적완화도 현 수준을 이어가기로 해 미 국채수익률이 하락한 점도 달러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일부에서는 지난주 상승한 국채수익률을 억제하기 위해 연준이 수익률곡선 제어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예상했는데, 제롬 파월 의장은 "효율성과 관련해서 여전히 열린 질문이며, 다음 회의에서 논의를 지속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주 미 국채수익률이 3월 수준으로 상승한 뒤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수익률을 부각한 데다, 미국 경제가 안정되고 있다는 신호로도 여겨져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정책 기조에 달러는 유로와 파운드, 스위스 프랑에 3개월 이내 최저치를 나타냈다. 엔에는 최근 3주 동안 가장 낮았다.

배녹번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시장이 대거 예상했던 것과 일치했고, 연준은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며 "연준이 수익률곡선 제어를 올 여름 말까지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연준의 성장 전망치를 보면 V자형 회복을 암시한다"며 "연준 성명은 달러가 여전히 하락을 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미즈호 증권의 마사후미 야마모토 수석 통화 전략가는 "연준은 수익률곡선 제어와 관련해 기다리며 지켜볼 여유가 있다"며 "미국 경제가 위기 국면을 지나 이제 막 회복 국면에 돌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과도하게 낙관적이고 달러는 조정을 받았지만, 이번은 저가에 달러를 매수할 좋은 기회"라고 조언했다.

유로는 달러에 사흘 연속 올라 장중 1.14달러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BK 에셋 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분석가는 "만약 연준이 수익률곡선 제어 채택 계획을 발표하면 유로는 1.1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마이너스 금리는 반대하지만, 대규모 적자 지출을 유지하기 위해 수익률을 낮게 유지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연준에 필요하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연준이 최근의 국채수익률 상승을 막기 위한 조치를 시행해 시장을 놀라게 한다면 외환시장에 유로-달러 1.14~1.15달러대로의 격렬한 움직임이 초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가 달러 대비 전일 숨 고르기를 나타낸 뒤 이날 다시 상승했다.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BMO 캐피털 마켓의 스티븐 갈로 분석가는 "안전피난처인 달러는 연준이 다른 중앙은행보다 더 공격적으로 부양을 확대할 것이라는 예상보다는 글로벌 경제 회복 신뢰에 힘입어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이 연준으로부터 듣고 싶어한 1번 이슈는 연준이 언제 어떻게 왜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지 부분이었다"면서 "연준이 정책 긴축을 고려하고 있다는 어떤 신호라도 나오면 달러 랠리를 촉발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6달러(1.7%) 오른 한 39.6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원유재고 지표와 글로벌 경제 전망,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등을 주시했다.

미국 재고가 예상과 달리 큰 폭 증가세를 보이면서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약 572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인 120만 배럴 감소와 달리 큰 폭 증가했다.

휘발유 재고도 87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159만 배럴 늘었다.

앞서 미국석유협회가 발표한 지난주 원유재고도 840만 배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의 초과 공급 상황이 다시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부상하면서 유가는 장 초반부터 하락 압력을 받았다.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한 암울한 전망도 유가에 부담을 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없을 경우에도 올해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차 확산이 나타나면 성장률은 -7.6%로 더 내려갈 것으로 봤다.

미국 소비자물가도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미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내렸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0.8% 하락했던 데서 낙폭이 줄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변화 없음(0%)보다는 소폭 낮았다.

미국 CPI는 지난 3월부터 석 달 연속 전월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가는 하지만 FOMC 결과 발표를 앞둔 가운데, 장 초반 이후에는 차츰 반등했다.

연준은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동결했지만, 점도표를 통해 오는 2020년 말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방침을 시사했다.

연준 점도표상의 금리 중간값은 2022년 말에도 0.1%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달러가 가파른 약세를 보였고, 유가에는 상승 압력을 가했다.

다만 연준 발표 이후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급하게 반등했다가 재차 반락하는 등 시장의 변동성을 커진 상황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 속도에 대한 부담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FXTM의 루크만 오투누가 수석 연구원은 "느린 성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심리를 저해하는 가장 큰 이슈다"면서 "OPEC+가 대규모 감산을 연장했음에도 원유 시장은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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