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5월 고용지표는 예상 밖 호조였으며 고용시장 회복이 예상보다 1개월 먼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모건스탠리)

5월 미국의 비농업 고용보고서는 말 그대로 '서프라이즈'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3월과 4월 충격적인 일자리 감소를 겪었던 터라, 5월 기대치도 높지 않았다.

공개된 수치는 전월 대비 251만 명 증가. 적게는 750만 명에서 많게는 830만 명까지 감소를 예상했던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1939년 통계편제 이후 사상 최대폭 증가이기도 했다. 기존 최대치는 1983년 9월의 112만 명 증가였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4월 60.2%에서 5월 60.8%로 증가한 가운데 실업률은 14.7%에서 13.3%로 하락했다. 시장은 5월 실업률로 20%에 육박하는 19.0%를 예상했다.

유일한 옥에 티 정도로 여겨지는 시간당 평균임금 하락 역시 저임금 노동자의 재취업으로 취업자 구성비가 정상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고용시장 회복이 시작됐고, 향후에도 강하게 회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라고 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고용 회복 축포 뒤에서 봐야 할 것도 있었다. 모든 이가 일을 되찾는 기쁨을 누린 것은 아니었다. 백인의 실업률은 14.2%에서 12.4%로 하락했지만, 흑인은 16.7%에서 16.8%로 거의 변동이 없었고, 아시아인은 14.5%에서 15.0%로 상승했다.

미국 전역에서 확산한 인종차별 항의 시위와 맞물려 코로나19로 더 확대된 인종별 실업률을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역사적으로도 백인 실업률은 국가 평균보다 낮았고, 흑인 실업률은 거의 2배까지 높아지기도 했다.

5월에 250만 명가량이 고용상태로 돌아왔지만, 3월 140만 명, 4월 207만 명이 떠난 것과 비교하면 아직 196만 명은 돌아오지 못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제러드 번스타인은 트위터에서 "일자리 반전은 극도로 환영할 만한 일이고,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물론 그렇다"며 "그러나 일자리 상실 규모를 볼 때 상승 속도가 계속된다 해도 잃어버린 수치를 메우는 데 거의 1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온통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깊고 영구적인 상처는 서서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신채권왕' 아니 이제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의 최고경영자(CEO)는 다가올 화이트칼라 해고를 경고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발언이 없었던 건들락은 연간 10만 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들에게 코로나19가 어떻게 위협이 되는지에 주목했다. 건들락은 월스트리트는 물론 정책당국자에게도 나침판을 제공하는 시장의 파워맨이지만, 로스앤젤레스에서 투자회사를 운영하는 고용주이기도 하다.

그는 "고용주들은 직원이 가져오는 가치에 대해 점점 더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이번 원격 업무를 통해 얻은 결과 중 하나는 누가 생산하고 누가 생산하지 않는지를 알 수 있게 된 것"이라며 고용주로서 소회를 밝혔다.

건들락은 "특히 재택근무 봉쇄 상황에서 화이트칼라 서비스와 관련해 사람들이 무엇을 배웠는지를 볼 때, 많은 동료와 얘기해본 결과 적어도 내 관점에서는, 누가 실제로 일을 하고 있는지, 그동안 해왔던 페이퍼에서 보였던 것처럼 누가 많은 일을 하고 있지 않은지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회사에서도 주니어 직원이 대응력 면에서 특정 그룹을 넘어서는 것을 보게 됐다고 고백하며 이제 이들은 일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기 시작하게 된다고 강조했다.이어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명언 가운데 하나인 '누가 벌거벗고 헤엄치고 있는지는 파도가 빠져나가야 알 수 있다'는 말을 인용해 건들락은 "모든 사람이 이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영국계 석유메이저인 BP는 1만명 가까이 되는 감원을 결정하면서 해고 대상은 사무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고위 경영진과 그룹 지도자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19로 국가와 산업은 물론 기업 내에서도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만 달러 이상을 버는 화이트칼라가 해고된다면 내 생각에 그들은 '너는 어떻게 할 거니'라는 물음 속에서 아침에 그저 두려움에 가득한 눈으로 자신의 눈을 바라보면서 거울을 응시할 것"이라는 건들락의 경고는 포스트 팬데믹 고용 인구의 변화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지난해 시장 전망에서는 완패했던 건들락은 코로나19로 시장에 대한 시각을 바꿨을까.

3월 23일 저점에서 가파르게 오른 주요 주가지수와 관련해 "슈퍼맨 파월의 정책에도 주식시장은 고점에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큰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증시 전망을 유지한 셈이다.

또 올해 초 가장 강하게 예측했던 달러 약세 전망 역시 고수했다. "불어나고 있는 재정 적자 때문에 단기적으로 달러가 상당히 오를 것 같지 않다"며 "달러는 끔찍해 보이는데, 가장 큰 이유는 빠르게 늘어나는 쌍둥이 적자"라고 지적했다.

연준과 재무부가 전례 없는 수준의 통화, 재정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2020회계연도 반기 동안에만 공공 부채는 15% 늘어났다는 점을 지목하며 건들락은 "쌍둥이 적자가 훨씬 높아져 최소 GDP의 12%에 이를 것으로 보는데, 이는 달러가 2011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건들락은 연준이 향후 2년 동안 제로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장기 국채수익률이 계속 오르면 수익률 곡선 제어를 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곽세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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