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의 가파른 하락세에 서울 환시 참가자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6월 들어 열흘도 안 되는 기간 동안 환율이 50원가량 급락하면서 외환 당국이 달러 매수 개입에 나서지 않겠냐는 추정까지 나오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1일 달러-원 환율이 1,180원 아래로 빠르게 하락한다면 당국의 매수 개입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환율 하락세가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리스크온)와 달러 약세에 기인하는 만큼 서둘러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6월 들어 환율은 8거래일 동안 47.30원 하락했다.

하루 평균 6원씩 하락한 셈이다.

전고점인 5월 25일 1,244.30원과 비교했을 때는 55원 가까이 레벨을 낮췄다.

1,240원대 안착을 고민하던 5월 말과 비교했을 때 급격한 태세 전환이 아닐 수 없다.

달러-원의 급락세는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리스크온 분위기가 주요 원인이다.

리스크온에 글로벌 주식이 빠르게 상승하고 위험통화인 미국 달러화에 대한 선호가 떨어지면서 위험통화인 아시아 및 신흥국 통화의 상대적인 강세가 두드러졌다.

코스피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변동성이 컸던 3월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6월 들어서는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전일 코스피 지수는 0.31% 오른 2,195.69원에 마감하며 코로나19 이전 고점인 2,270선에 가까워졌다.

미국 달러화 약세도 급격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지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안전 통화 강세가 심화하며 102선까지 급등했다.

이후 4~5월에는 1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6월에는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든 모습이다.

간밤에는 3개월 만에 95선으로 내려섰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1,180원대로 가면 당국 개입이 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레벨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오늘부터 1,180원대로 떨어지면 달러-원 하락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며 "200일 이평선도 깨지고 계속 하락하려는 추세가 강한데 되돌릴만한 이슈가 없다면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달러-원 하락 속도가 가파르긴 하지만 당국이 크게 개입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글로벌 리스크온 분위기와 달러 약세, 유가 상승 등을 고려할 때 흐름을 거스를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아직 당국이 개입할 정도는 아니다"며 "1,250원 넘어가려 할 때 당국이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는데, 1,200원 근처면 위든 아래든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도 많이 반등해 있고 크게 매수 개입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환율 대립으로 치닫는 가운데 국내 외환 당국의 매수 개입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 재무부는 한국 외환 당국의 환율 개입을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 등 매우 이례적인 경우에만 단행해야 한다며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환율보고서에서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외환 당국은 달러 총매수와 총매도의 차액을 분기별로 공개하고 있다.

환시 참가자들은 당국의 개입 내역이 순매수로 계산되는 만큼 매수 개입 자체가 부담스럽다기보다는 최근의 환율 하락 속도를 비정상적이고 이례적으로 보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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