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음에도 기업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하거나 최소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정보업체 윈드에 따르면 중국의 회사채 시장 규모는 5조1천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렌터카업체 헤르츠글로벌 홀딩스 등 대형업체가 코로나19 충격으로 파산했음에도 중국에서는 이를 반영한 디폴트 행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채권단에 조기상환 권리를 포기하고 상환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거나 만기가 더 긴 신규채권으로 바꿔주면서 디폴트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말했다.

패션 및 섬유업체인 산동루이는 지난 3월 채권단이 당초 계획대로 상하이 청산소가 아니라 개별적으로 이자를 받는 것에 합의했으며 6월까지 채권 상환을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1일 국유업체가 산동루이에 대한 투자를 계획대로 이행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업체의 채권 상환은 더 복잡해지게 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항저우 소재 용안궈푸 에셋매니지먼트의 치준원 펀드매니저는 일부 차입업체가 기존 채권을 새로운 채권으로 바꿔주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기업들은 풋옵션을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풋옵션은 특정상품을 특정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계약이다.

통상 중국 기업의 회사채에는 풋옵션이 포함돼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요청할 수 있다.

치 펀드매니저는 이런 제2의 해결책이 합리적이라면서 기업은 파산하지 않고 투자자들은 더 나은 투자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데다, 고용이 유지되고 지방정부는 세수를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면 이같이 부실 투자에 연루된 거의 모든 이들에게는 채권을 차환해주는 것이 디폴트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분기 중국의 비금융 위안화표시 회사채 디폴트 규모는 6억2천600만달러에 그쳤다.

중국 시중은행들도 디폴트를 막는 데 일조하고 있다.

알바레즈앤마살의 아시아 구조조정 헤드 겸 매니징디렉터는 중국 내 은행들이 한동안 기업들에 대출 상환을 강제하지 않도록 정부의 지도를 받았다면서 채권시장에서 기업들은 상환이 연기된 채권을 재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UBS 에셋매니지먼트의 헤이든 브리스코 픽스트인컴 헤드는 완화적 통화정책과 그림자금융 시스템에 대한 당국의 여유로운 태도가 최근 중국의 디폴트를 낮게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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