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자동차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속에서도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시장에서 원활하게 자금조달에 성공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대글로비스를 시작으로 현대오트론,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 현대트랜시스, 현대케피코, 현대로템 등은 올해만 총 2조3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현대글로비스 3천억원, 현대오트론 800억원, 기아차 6천억원, 현대차 6천억원, 현대트랜시스 3천200억원, 현대케피코 1천600억원을 회사채 등을 통해 확보했다.

현대차그룹 회사채는 코로나19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자금이 몰리자 애초 계획보다 증액 발행했다.

특히 43개월 만에 회사채 시장을 찾은 현대차의 경우 3천억원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4배가 넘는 1조4천100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현대케피코도 900억원 회사채를 목표로 세웠다가 수요예측에서 2천억원의 수요를 확보하자, 1천600억원으로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실적 부진과 함께 재무구조 악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로템도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무난히 계획한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은 발행 예정 금액 2천400억원에 대해 우선 지난 11일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CB 청약을 진행했다.

지분 43.46%를 보유한 대주주 현대차가 참여하지 않아 1천655억원가량의 미달이 발생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12일 미달 물량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시작했으며 389억원가량이 청약됐다.

마감인 이날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하는데 조건이 좋아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 주가는 현재 1만5천원대로 전환가액 9천750원보다 높으며 내달 17일부터 주식 전환을 할 수 있어 이른 시일 내에 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청약에서도 실권이 발생할 경우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인수단인 현대차증권이 매입해 현대로템 자금 조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처럼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원활하게 자본조달에 성공할 수 있는 배경에는 현대·기아차의 후광효과 영향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면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현대·기아차의 견조한 내수 시장 판매가 계열사에 든든한 '뒷배'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 판매는 급감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내수 판매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5월 국내 판매는 7만810대와 5만1천181대로 전년 동기보다 4.5%와 19.0%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진정세로 돌아서 해외 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수요가 살아난다면 현대·기아차가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최근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의 신용등급을 'Baa1'으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올해 부진한 수익성을 판매 회복과 상품 믹스 개선을 통해 향후 1~2년 사이에 개선할 것으로 예상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현대차그룹이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지만, 내수 시장 지배력이 견고하고 해외 공장 가동도 눈앞에 두고 있어 부품 계열사에 대한 투자 심리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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