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나이스신용평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석유화학시황 악화와 설비투자 및 배당 관련 대규모 자금소요 지속 등을 이유로 한화토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수직계열화 및 사업 다각화를 고려할 때 회사의 사업경쟁력은 우수하다며 장기 신용등급은 기존 'AA'로 유지했다.

반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화토탈이 설비투자 감축과 배당 축소를 통해 재무상황을 개선할 것이라며 'BBB' 신용등급과 '안정적' 등급 전망을 유지했다.

나이스신평은 15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감소와 미국 에탄크래커(ECC) 증설 효과에 따른 역내 에틸렌 계열 제품의 공급증가 등이 한화토탈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수요감소와 유가급락이 올해 1분기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유가 급락으로 액화석유가스(LPG), 디젤 등 에너지 부문에서 대규모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평은 "코로나19 사태는 중간재로 사용되는 석유화학제품의 수요에 중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유가 하락은 스프레드 개선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주요 석유화학제품의 수익성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산업 전반의 투자감소와 성장률 둔화로 이어지며 중장기적으로는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이스신평은 "설비투자와 배당 관련 대규모 자금소요가 지속하는 점도 부담"이라며 "사업경쟁력 유지를 위한 설비증설 과정에서 회사의 투자부담이 유무형자산 순투자기준으로 최근 3개년 평균 기준 5천621억원에 달하는 등 높은 수준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주주사인 한화종합화학 등에 4천919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대규모 배당자금 소요가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설비투자와 배당 관련 대규모 자금소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차입규모가 올해 1분기 말 기준 2조8천억원까지 확대됐다"며 "차입부담 증가로 지난 3월 말 현재 회사의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05.8%와 38.9%에 달했다"고 했다.

나이스신평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한화토탈의 2020~2021년 평균 매출규모는 전년 대비 약 15% 내외 줄어들 것"이라며 "유가급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과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불리한 수급환경 등으로 2020~2021년 평균 영업이익 규모는 전년 대비 약 25% 내외의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투자 및 배당 부담으로 확대된 차입규모에 따라 2020~2021년 평균 총차입금을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로 나눈 배수는 3.1배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이스신평은 또 "코로나19 사태가 1년 이상 지속할 경우 2020~2021년 평균 매출규모는 전년 대비 약 25% 줄어들 것"이라며 "총차입금/에비타 배수는 3.8배에 달하는 등 재무 안정성이 빠르게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S&P는 반면 "한화토탈이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한 2012~2014년 직후와 마찬가지로 신용지표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설비투자와 배당 정책을 엄격히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에비타 대비 차입금 비율은 지난해 2.6배에서 올해 4.0배 이상으로 약화한 후 오는 2021~2022년에는 2.5~3.0배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약세에도 공급 원료 가격하락과 최근 수년 간의 증설 등으로 향후 12~18개월 동안 완만한 실적회복을 시현할 것"이라고 했다.

S&P는 "한화토탈 총매출의 72%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부의 경우 지난 12~18개월간 수요약화로 인해 스프레드가 역사적인 저점 수준에 머물렀지만 원재료 비용 감소로 수요감소에 따른 수익성 압박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며 "지난해 9월 LPG 분해시설을 완공해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을 2018년 말 110만t에서 올해 140만t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가스 유출 사고와 파업 등으로 인해 10% 이상 하락했던 설비가동률도 오는 2021년으로 갈수록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S&P는 "한화토탈의 올해 에비타 감소에는 비현금성 재고자산 손실이 포함된 데 따라 향후 운전자본 개선도 예상된다"며 "올해 하반기 현금흐름도 어느 정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P는 "토탈그룹의 보유지분 감소로 한화토탈과 토탈그룹의 관계가 크게 약화했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면서도 "향후 12개월 내 이런 상황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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