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도 반등 기세를 뿜어내던 코스피가 한풀 꺾였다.

2,200선을 웃돈 후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데다 코로나19 재확산, 미국 완화적 정책 기조의 강도 약화 우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의 압박 등으로 코스피를 둘러싼 리스크 요인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양상이다.

16일 연합인포맥스 주식종합(화면번호 3200)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4.76% 급락해 지난 3월23일 5.34% 급락한 이후 일중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코스피는 2,030.82에 마감했다. 코스피 2,030선은 지난 3월 6일에 내준 이후 6월초 가까스로 회복한 레벨이다. 하지만 불과 보름 만에 다시 이 레벨을 내줄 가능성도 커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단기 급락한 것은 밸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조정과 더불어 추가로 오를 만한 모멘텀이 없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2,000선 아래로의 조정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미국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텍사스와 플로리다 등에서 확진자수가 늘면서 일부 봉쇄조치에 들어갔고, 중국은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신규 확진자수가 늘면서 패닉에 빠졌다.

우리나라 역시 방문판매업체 관련 확진자수가 늘어난 상태다.

북한 관련 리스크도 간과할 수 없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 부장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거와 대남 군사행동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친 상태다. 북한군은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다시 진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 연준의 완화정책이 계속 강도를 높이기 어려운 점도 부담으로 나타났다.

미 연준은 유통시장에서 개별 회사채를 사들이겠다고 발표했고, 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 가능성도 열어뒀다.

2023년까지 완화적 기조가 이어진다는 시장의 기대가 있지만, 매번 새로운 효과를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코스피 하락 조정이 지난 3월 급락장을 재현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해소가 나타날 수 있는 구간"이라며 "다만 -20% 이상의 약세장 재진입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기반등과 통화완화의 지속, 8월 미국 추가 재정정책 논의, 증시주변 대기 자금 등이 그 원인"이라고 짚었다.

하반기 국내 증시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코스피가 4% 이상 급락하자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만에 1조2천300억원어치 이상 매수에 나섰다.

향후 증시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 타이밍으로 본 셈이다.

국내 증시에 아직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지 않은 점도 이같은 기대에 한몫한다.

김경훈 KTB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경기 사이클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활동 재개 기대와 G2 분쟁 재점화로 인한 추가 경제지표 부진 우려가 교차하는 중립 국면"이라며 "최근 지수의 V자 반등은 대형 주도주의 본격적인 출현보다 개별 종목들의 순환매에 의한 상승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증시의 어닝모멘텀(Earnings Momentum)은 연초 코로나 여파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이후 5월 초를 기점으로 현재 반등에는 성공한 모습"이라며 "과거 경험상 이러한 반등이 외국인 순매수로 연결돼 온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국내증시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요소"라고 판단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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