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내달 상장을 앞둔 SK바이오팜 기업공개(IPO)가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으로 대기업 바이오 계열사의 위력을 느낀 기관투자자들이 물량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SK바이오팜 IPO에서 배정 비율 15%(1천174만6천986주)의 기관투자자 물량을 둘러싸고 국내외 기관들이 매집 경쟁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오는 18일까지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는데, 대기 물량만 목표액의 10배 이상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기관들 역시 이번 공모를 바이오주 매집 기회로 보고 물량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 IPO가 흥행 조짐을 보이는 것은 삼성바이오 상장 학습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 주가는 2016년 11월 13만6천원에 상장된 후 6개월간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며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급등세를 타며 상장 1년 6개월 만에 3배 이상 올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바이오·제약주가 주목을 받은 올해 들어서는 급등세를 이어가며 전일 80만8천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상장 3년 7개월 만에 6배가량 오른 것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시 고평가 논란이 일며 국내외 기관들의 삼성바이오 보유 비중이 상당히 적었다"며 "일부 기관은 삼성바이오 대신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삼성물산을 대체재로 매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 역시 삼성바이오처럼 일반 공모 물량이 20%에 불과한 점도 기관들이 물량 확보에 나서는 이유다.

일반 공모 물량 20% 중 15%는 기관에 배정되는데 보호예수 확률이 높으며, 일반에 배정되는 5%만 유통이 가능하다.

상장 초기에는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주식이 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국내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제약주가 급등세를 타고 있는 데다,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 실패 시 위험도가 높은 일반 바이오·제약주와 달리 대기업 계열사로 성장성과 안정성을 골고루 갖췄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기관들은 여기에 더해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와 수면장애치료제 솔리암페톨을 독자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처(FDA) 승인을 받는 등 연구·개발(R&D) 역량을 갖춘 데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바이오·제약주가 주목을 받는 환경이 SK바이오팜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결국 지난달 미국에서 직판하기 시작한 세노바메이트의 실적과 희소 신경계 질환 치료제(렐레노프라이드)와 집중력 장애 치료제(SKL13865), 조현병 치료제(SKL20540), 조울증 치료제(SKL-PSY), 뇌전증 치료제(SKL24741) 등의 임상 결과가 향후 주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지난달 19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10일부터 오는 18일까지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7~18일에는 국내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서 19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후 오는 23~24일 청약을 거쳐 신규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총 1천957만8천310주를 공모하며 공모예정가는 주당 3만6천~4만9천원, 공모 예정 금액은 7천48억~9천593억원이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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