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코로나19 충격파로 스타트업 투자업계가 얼어붙은 와중에도 벤처 투자 규모를 확대할 전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과기공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2천500억원을 벤처캐피털에 투자했다. 전체 자산의 약 3.8% 수준이다.

이 비중을 앞으로 약 5%까지 점진적으로 늘리겠다는 게 과기공의 계획이다.

벤처 투자 업계의 '큰 손'인 과기공은 기존부터 스타트업 투자 비중을 5%까지 확대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전 세계 주요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평가액이 급감하면서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랐고 우리나라 벤처 투자 시장도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한국 스타트업 정보업체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1조7천351억원에 그쳤다. 5월까지 투자액은 1조6천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조9천300억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월별 투자 건수를 봐도 올해 5월까지 총 투자 건수는 386건에 그쳤다. 작년 동기의 549건과 크게 차이가 난다.

지난해 스타트업 총 투자액은 15조5천58억원이고 작년 11월과 12월 두 달 간 절반에 가까운 7조3천100억원이 몰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연말로 갈수록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업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스타트업 투자 활동이 쉽게 되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우세하다.

그런 만큼 벤처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과기공의 입장은 가뭄을 겪는 스타트업 업계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기공은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정기 출자를 계획 중"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일정 부분 변경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과기공은 작년 10월 벤처캐피털 7곳을 선정해 총 6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일반리그 5곳에 각각 100억원씩, 루키리그 2곳에 각각 50억원씩 돈을 맡겼다.

투자에 주안점을 두는 분야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바이오와 헬스케어, 기술정보(IT) 등 4차 산업 관련 업종이다.

과기공의 바이오 벤처 투자는 꽤 성공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5월 벤처캐피털 인터베스트와 결성한 'SEMA(과학기술인공제회)-인터베스트 바이오헬스케어전문투자조합'은 총 514억원 규모고 과기공은 여기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이 펀드는 2017년 동물용 진단 시약 개발업체 바이오노트의 신주 42만5천532주를 100억원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형식으로 받았다. 당시 바이오노트의 기업가치는 1천100억원 정도였으나 현재는 2천500억원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바이오노트는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계획 중이다.

SEMA-인터베스트 펀드 외에 '프리미어글로벌 이노베이션 1호조합'과 'SV글로벌바이오헬스케어펀드 2호' 등을 통해 미국과 중국 바이오 시장에도 투자하고 있다.

한편 과기공은 중장기적으로 대체투자 부문의 투자 비중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대체투자 부문 비중은 약 63%였는데 65%까지 늘릴 예정이다.

과기공은 "인구 증가 및 기술 발전으로 전 세계에서 통신량과 데이터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원격 데이터 통신 수요도 증가한 만큼 통신 인프라 부문이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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