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해외주식 EMP(ETF Managed Portfolio) 운용사군을 모집하며 EMP펀드 투자 규모를 추가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미 주요 연기금이 EMP펀드 출자액을 늘리고 있고 EMP펀드에 대한 일반 투자자의 관심도 커지던 상황에서 새마을금고의 추가 출자는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17일 해외지분증권과 해외채권의 간접투자 운용사군에 편입할 기관을 8곳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이 가운데 해외주식 간접투자 운용사는 '글로벌 EMP' 유형으로 5곳을 선정한다는 게 새마을금고의 방침이다.

5월 말 기준으로 해외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비중이 60% 이상인 펀드의 수탁고가 100억원 이상이며 펀드평가사의 평가를 받고 있어야 한다. 운용대상은 해외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단기 유동성 자산이며 파생형 ETF나 실물 관련 ETF, 차입 및 공매도 등은 투자가 제한된다.

새마을금고는 앞서 2018년 10월 처음으로 EMP 투자군을 조성하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을 운용사로 선정한 바 있다. 2018년 하반기 이사회에서 운용 규정을 개정하면서 ETF 투자가 가능해졌고 EMP 펀드 운용사도 선정하게 됐다.

EMP 펀드는 포트폴리오 자산의 50% 이상을 ETF나 상장지수증권(ETN)으로 채우는 펀드를 가리킨다.

당초 증시에 상장된 ETF는 다수의 종목을 묶은 상품인데 EMP 펀드는 그렇게 분산 투자된 개별 ETF 중에서도 포트폴리오 목적에 따라 또다시 골라 담는 만큼 '초(超)분산 펀드'라고 불린다. 주식이나 채권, 원자재 등 가격 변동이 심한 개별 상품 대신 다양한 상장지수에 투자해 변동성을 낮추면서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별 주식으로 구성된 펀드보다 EMP 펀드의 운용비용이 더 적게 든다는 점도 강점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간 총 수수료율은 평균 1.26%다. 반면 EMP는 평균 0.86% 수준이다. 운용사가 주기적으로 ETF 비중을 조정해주는데도 주식형펀드보다 평균 총 보수가 낮은 셈이다.

EMP 펀드는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다양한 상품군에 익스포저(위험노출)를 두길 원하는 연기금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017년 공무원연금이 주요 연기금 중 처음으로 EMP 펀드에 출자하면서 연기금 업계에서도 EMP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공무원연금은 2017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을 국내 주식 EMP 펀드 운용사로 선정하고 각각 500억원씩 출자했다. 작년 상반기에도 KB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을 EMP 펀드 운용사로 발탁하고 총 1천억원을 추가로 맡겼다.

교직원공제회도 지난해 4월 2천억원 규모로 EMP 펀드를 운용하기로 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에 각각 1천억원을 위탁했다.

군인공제회도 2019년 말 해외주식형 EMP 펀드 위탁운용사 2곳을 선정하며 다른 연기금들과 보조를 맞췄다.

EMP 펀드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연기금의 출자 규모도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EMP 공모펀드의 설정액은 6천억원에 육박한다. 작년 6월 3천억원을 넘어섰는데 1년도 채 안 돼 순자산 규모가 거의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운용사들도 일반 투자자와 연기금 등의 수요에 맞춰 EMP 펀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며 "개별 주식보다 ETF를 더 선호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EMP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요 연기금이 해외 주식과 채권 비중을 늘리려는 추세인데 개별 종목은 아무래도 리스크가 더 크다 보니 ETF와 EMP를 찾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수수료는 낮은 편이지만 성장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현재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자체 개발한 ETF를 자사의 EMP 펀드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운용비용을 낮추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중이다. 반면 중소형 운용사는 비용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직접 운용하기보단 해외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EMP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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