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6·17 부동산 대책으로 전세자금 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한편으로는 고공행진하던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이 '숨 고르기' 하는 기회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난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서 전세자금대출 규제가 강화된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갭투자 방지를 위해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도 전세자금대출 보증이 제한되도록 했고, 만약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후 규제지역 내 3억원 초과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전세자금대출을 즉시 회수하도록 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성장하는 데 있어 전세자금대출 증가의 영향이 작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 수익성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는 변수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신한·KB국민·우리·하나·농협은행 등 5개 은행이 취급한 전세자금대출은 약 436조3천100억원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규모로 따지면 신한은행이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취급한 전세자금대출은 약 105조9천388억원으로 전년보다 24% 늘었다.

KB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약 88조원의 전세자금대출을 취급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 늘어난 수치다.

전년에 비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농협은행이었다. 농협은행이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취급한 전세자금대출은 약 53조원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약 87조원으로 전년보다 64% 증가했다.

하나은행 역시 올해 전세자금대출이 약 78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 늘어났다. 우리은행의 올해 전세자금대출도 약 76조원으로, 5대 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전년보다 5% 감소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세대출 보증이용 제한과 회수 규제는 파급력이 다소 클 수 있다. 가계대출 성장률이 둔화할 수 있다"며 "2016년 이후 4대 시중은행 전세대출 증가율은 연평균 30~40%씩 폭발적으로 늘어왔고 현재 주택관련대출 내 전세대출 비중도 20%에 육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 만에 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 입장에서는 해당 규제가 한숨 돌릴 기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대출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은데 현재 상황에서 기업대출을 막을 수는 없는 상황 아니냐"며 "가계대출이라도 줄이는 방향으로 가서 전체적인 증가 속도를 줄여야 하는데 이번 대책으로 일정부분 조정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지난달 아파트 외 주택에 대한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할 계획을 내놓았던 바 있다. 결국 여론에 밀려 보류됐으나 그만큼 전세자금대출 증가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는 방증이었다.

다만 이러한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신용대출이나 제2금융권 등으로 흘러가는 '풍선효과'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갭투자에 사용되던 전세자금대출에는 보통 은행 재원 기반의 자체 대출 비중이 높았다. 공적 보증에 대해 규제했다고 하지만, 은행 자체 전세자금대출도 둔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라면서도 "단, 풍선효과가 신용대출이나 제2금융권으로 나타날 경우 대출의 질은 나빠질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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