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하락·미·중 분쟁 영향

대미 경상 흑자는 7년래 가장 낮은 수준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소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미·중 무역 분쟁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보내는 중간재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대미(對美)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감소세가 이어지며 7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599억7천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2018년 경상수지 흑자 규모인 774억7천만 달러보다 축소됐다.

대중국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473억7천만 달러에서 252억4천만 달러로 큰 폭 축소됐다.

2009년 162억6천만 달러 이후 10년 만에 최소 흑자다.

여행 수입과 해외투자소득 증가 등으로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가 개선됐으나 반도체와 화공품 등의 수출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 축소됐다.

대중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454억 달러에서 185억3천만 달러로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대중국 경상수지가 많이 줄어든 점이 특징적"이라며 "중국이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고 제1 수출 품목이 반도체인데, 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미중 무역 분쟁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었다"며 "우리나라가 중국에 중간재를 많이 수출하는데 이 또한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246억7천만 달러에서 220억5천만 달러로 소폭 축소됐다.

이는 2012년 181억4천만 달러 이후 7년 만에 최소 흑자이며 2014년 최대 흑자인 415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5년 연속 감소세다.

여행수지 개선과 해외투자소득 증가 등으로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가 개선됐으나, 정보통신기기와 반도체 등 수출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축소된 영향을 받았다.

대미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360억3천만 달러에서 300억 5천만 달러로 줄었다.

2012년 255억6천만 달러 이후 최소 흑자다.

대미 상품수지는 2015~2016년 철강 수입규제 등으로 인한 상품 수출 부진과 2017년 이후 중동리스크 회피를 위한 미국산 에너지류 수입 확대로 흑자가 주춤한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미국에서 원유 수입량이 매년 늘다 보니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일본에 대한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전년 247억 달러에서 188억2천만 달러로 축소됐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자본재 수입 감소로 상품수지 적자 규모가 축소된 데다, 여행 지급이 크게 감소하면서 서비스수지도 개선됐다.

대 유럽연합(EU) 경상수지 적자 규모도 전년 99억9천만 달러에서 60억9천만 달러로 소폭 축소했다.

원유와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수입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된 가운데 서비스수지 및 본원소득수지도 개선된 데 영향을 받았다.

동남아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전년 939억1천만 달러에서 799억4천만 달러로 큰 폭 축소됐다.

해외투자소득 증가에 따른 본원소득수지 개선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 수출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 축소됐다.

대중동 경상수지 적자 규모도 전년 612억9천만 달러에서 527억 달러로 축소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이 감소하면서 상품수지 적자 규모가 축소됐다.

대중남미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79억6천만 달러에서 44억2천만 달러로 축소했다.

자동차와 화공품 등 수출 감소와 원유, 곡물 등의 수입 증가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축소됐다.







지역별 금융계정을 살펴보면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는 지난해 355억3천만 달러로 미국, 동남아, EU 순이다.

전년 382억2천만 달러보다는 증가 폭이 축소됐다.

미국은 전년 84억2천만 달러에서 100억2천만 달러로 증가 폭이 확대됐지만, 일본은 8억9천만 달러에서 4억3천만 달러로, 중남미는 48억8천만 달러에서 10억2천만 달러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105억7천만 달러로 EU, 일본 순이며 전년 121억8천만 달러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EU는 49억6천만 달러에서 83억4천만 달러로 증가 폭이 확대됐고, 중국은 13억4천만 달러 증가에서 4천만 달러 감소, 동남아도 21억 달러 증가에서 6천만 달러 감소로 전환했다.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585억8천만 달러로 미국, EU 순이며 전년 690억3천만 달러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는 184억6천만 달러로 전년 216억1천만 달러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파생금융상품은 59억7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증가로 전환했고, 기타투자 자산은 38억1천만 달러 감소했다.

기타투자 부채는 77억7천만 달러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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