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채권시장 관심이 한국은행의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연장 여부에 향했다.

반기 말에 접어들면서 단기물과 크레디트물을 중심으로 유동성 우려가 맴돌고 있는 만큼 기관의 자금 사정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9일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들어 일찍부터 단기물 중심으로 매도세가 우위를 나타내는 등 분기말 이슈를 앞두고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관측됐다고 말했다.

통상 분기말 자금 공급을 대비해 수요가 늘어나면서 단기물이 계절적 약세를 보이는데, 한은의 유동성 공급 정책이 중단되는 시기와 겹치면 시장 참가자들의 수급 부담은 더 크게 와닿을 수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단기물이 6월 들어 상당히 빠르게 밀리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RP 매입 종료 시점이 다가오기 때문이다"며 "한은의 RP 매입이 안전망 성격이었다면 충분히 연장할만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분기말 영향으로 크레디트물도 2년 구간에서 오버 3~5bp에 거래돼 전일 지표 대비 8bp 약한 수준이다"며 "중소형 금융사는 더욱 분기말 이슈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 유동성 상황은 정책당국 지원 등으로 사정이 많이 나아졌지만, 시장금리 수준이나 특수은행채 발행량 증가 등을 고려하면 지속해서 규제 완화를 하는 편이 시장 심리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당국은 전일 7월부터 시행되는 RP 매도자의 현금성 자산 보유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중은행 채권 운용역은 "(한은도) RP 매입을 연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이미 시장에는 유동성이 좀 풀려 추가 강세를 제약하는 정도겠지만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 내려가지 않아 굳이 긴축적으로 갈 부분은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아직 자금 출금이나 청약 이벤트가 시작된 건 아니지만 시장은 과도하게 경계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분기 말인데 당장 다음 달 초부터 매입하지 않으면 6월 말에 분위기는 상당히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RP 매입에 들어간 채권들은 아마도 만기와 적당히 매칭될 것"이라며 "제도가 아예 없어지는 것과 있어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 있는 편이 시장 안정에 더 낫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무제한 RP 매입 시행과 함께 특수은행채 등 발행량이 많이 증가했다"며 "RP 만기가 도래해 물량이 풀리게 되면 시장에 일정 부분 약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실시한 무제한 RP 매입 제도의 연장 여부를 검토해 늦어도 마지막 입찰일(30일) 이전에는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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