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겪고 있는 제조업체의 경영여건이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제조업체 308개사를 대상으로 '포스트 코로나 기업 대응현황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제조기업 약 절반(45.2%)이 3~4월보다 현재 경영여건이 더 악화했다고 답했다.

비슷하다는 답변은 46.3%, 개선됐다는 의견은 8.5%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철강, 조선 순으로 악화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제약, 기계 등은 업황이 크게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대기업들은 수출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중소기업은 자금난을 애로사항으로 답변했다.

또한, 기업의 80%는 올해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경영전력 변화를 추진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30.5%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45.8%가 준비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23.8%에 그쳤다.

최성호 경기대 교수는 "기업들이 매출 위축과 자금난 등의 당면 경영 애로를 극복하는 한편 세계 경제의 장기 구조변화에 대응해 '코로나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사업구조 효율화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에 주목한다면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영전략 변화의 중점분야로는 수요처 다변화(31.9%)와 경영 효율화(29.8%), 사업재편(15.9%), 국내외 조달처 다변화(12.8%)를 들었다.

자동차·제약업체는 수요처 다변화에, 반도체·기계는 경영 효율화에, 조선은 사업재편에 중점을 뒀다.

코로나19로 해외공장이 가동을 못 하는 상황에서도 국내복귀 의향을 가진 기업은 거의 없었다.

정부가 최근 유턴 기업 요건을 완화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발표했지만, 해외사업장의 이점을 상쇄할 수 있는 광범위하고 과감한 유턴 정책이 마련돼야 국내 일자리 증대, 대·중소기업 산업생태계 강화 등이 가능하다고 대한상의는 조언했다.

코로나19로 주력산업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업종별로 명암이 갈렸다.

조선, 자동차, 기계, 철강 등 전통산업은 '경쟁력 약화 우려'가 크다고 답했지만, 제약, 식품 등은 '기회 요인 기대가 크다'고 답했다.

포스트 코로나 중점 정책과제를 묻는 설문에는 내수 활성화(42.9%), 수출지원(26.6%), 규제 완화(19.8%), 연구·개발 지원 확대(5.8%) 순으로 응답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코로나19로 기업들이 당장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경영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전통산업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제약·식품·IT 등 유망산업은 새로운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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