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올해 최대 규모의 정비사업인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로 현대건설이 선정되면서 건설사들의 희비가 갈렸다.

현대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정비사업 분야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게 됐고 대림산업과 GS건설은 최근 수주 실패 이후 다시 한번 고배를 마셨다.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은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 총회를 개최하고 시공사로 현대건설을 결정했다.

이날 투표에 참석한 조합원 2천801명의 명 가운데 2차에 걸친 투표 결과 현대건설은 1천409표를 얻어 최종 시공사로 뽑혔다.

한남3구역은 총사업비 약 7조원, 예정 공사비만 1조8천88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재개발 사업이다.

따라서 현대건설이 이번 수주에 성공해서 6월 현재까지 총 9개 현장에서 3조2천764억원의 수주 실적으로 주택사업 강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도 현대건설은 정비사업에서 2조8천320억원의 실적을 달성해 업계 1위였다.

올해에는 롯데건설에 밀려 2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

현대건설은 업계 최고 수준의 탄탄한 재무구조와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점 등으로 조합원들의 표심을 얻었다.

최근 들어 정부의 과열 수주 경쟁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서 시공사의 자금력과 신용등급, 브랜드 가치 등 기본적인 사항들이 조합원으로부터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조합원들의 세대에 따른 선호가 갈렸다"며 "나이가 있는 조합원층에서는 전통이 있는 현대건설의 인기가 높았다"고 귀띔했다.

현대건설이 시공자로 선정되면서 대림산업과 GS건설은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8년 10곳의 시공권을 따내 2조2천61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1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부터 하락세다.

지난 4월 반포동 신반포15차 아파트 재건축 공사에서도 대림산업은 5년 만에 복귀한 삼성물산에 수주를 뺏겼다.

대림산업은 특화 설계와 추가부담금 제로화 등을 제안하며 인근에 고급 주거브랜드 아크로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지만 2위 호반건설에도 밀리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번 한남3구역 수주전에서도 대림산업은 특화 설계를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최종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수주에 실패했다.

대림산업은 주동의 입면을 회전시킨 트위스트 타워 설계와 발코니를 사선으로 계획한 틸트 타워 설계는 더 많은 세대가 한강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트위스트 타워 설계가 과장 광고라는 논란에도 휩싸이며 득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GS건설은 지난해 1조6천920억원의 수주로 3위에 올랐지만, 올해에는 지난 1월 공사비 3천287억원 한남하이츠 재건축 이외에 재건축 수주전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텃밭이라 불리는 반포 지역의 신반포21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투표에서 포스코건설에 패배한 후 또다시 사업권 획득에 실패했다.

이번 수주에서도 GS건설은 경쟁사보다 낮은 공사비와 짧은 사업 기간을 내세웠다.

GS건설은 지난해 수주 과열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만큼 대안설계 없이 총공사비 1조6천551억원을 제시했다.

3사 중 유일하게 대안설계를 제시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1차 투표에서 497표의 지지를 얻으며 3사 중 가장 적은 득표로 일찌감치 경쟁에서 떨어졌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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