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디지털 금융으로 '리테일' 잡아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디지털시대에 국내은행들은 '신3저' 악재가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은행권이 수익성 저하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여신 포트폴리오를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SME) 중심으로 재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3일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 '코로나 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디지털 대전환Ⅰ: 은행과 보험산업의 발전전략' 세미나에서 이같이 의견을 내놨다.

◇ 디지털시대, 은행 수익성은 점차 악화…'신3저'까지

디지털 기술발전은 금융서비스와 금융업무 디지털화로 은행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은행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기도 하다. 과도한 정보기술(IT) 투자와 시장경쟁 심화 때문이다. 국내은행의 IT 예산 비중은 지난 2015년 9.4%에서 지난 2018년 10.6%로 뛰었다.

자동화에 따라 은행 인력도 30%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016년 각각 264만명, 280만명이던 유럽은행과 미국은행들의 인력은 향후 2025년 180만명으로 32~36%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저성장·저금리·저출산이라는 '신3저' 현상이 굳어지는 점도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국내은행은 이자이익 위주의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성장에 의한 대출축소와 저금리에 따른 낮은 순이자마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여기에 저금리로 예금까지 축소하면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이 위축되고 기업활동이 위축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은행 수익성 하락 압력이 계속되면, 은행이 수익 확보를 위해 위험자산 투자를 늘리면서 부실 가능성이 높아질 우려도 공존한다.





◇ 여신 포트폴리오, SME 중심으로 조정해야

디지털 혁명으로 전통적인 제조업이 점차 쇠퇴하고 경제사회 구조변화에 편승한 새로운 산업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이유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재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SME) 금융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추천했다. 맥킨지는 아시아태평양지역 SME 대출이 2025년까지 평균 9%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은행들이 부동산담보나 보증 위주의 SME 시장을 탈피해야 한다고 했다. 대신 혁신기술을 활용한 신용 위주의 시장으로 점차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데이터 활용이 확대하면서 정보의 접근성과 분석능력이 향상되는 점은 은행들이 SME 시장에 접근하기 용이하도록 돕는다.

구매자 신용을 기초로 공급자에게 운전자금을 제공하는 공급망 금융을 활성화하자는 제안도 했다. 은행의 자금관리서비스와 공급망 금융을 연계하는 등 '트랜잭션 뱅킹' 서비스를 다양하게 조합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 해외진출, 디지털 금융으로 '리테일' 잡아라

은행이 수익성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미래 수익원 발굴·투자와 함께 해외 진출이 필수적이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리테일 분야 진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또 해외 진출을 할 때 디지털금융을 기반으로 영업력을 강화하라고도 했다. 이는 국내은행이 해외 진출 시 현지 네트워크를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해외진출 전략을 펼칠 때는 단순히 해외자산 비중을 높이기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접근하는 편이 현실적이라고도 했다.

서 선임연구위원은 "현지 영업력 강화, 전문인력 양성, 해외 금융사고 예방 등을 위한 체계적인 기획·지원·관리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며 "은행이 해외 현지정책 이후 지속성을 가지려면 현지화 전략은 여전히 필요하다"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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