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국민연금이 한진칼의 주식 보유 목적을 기존 경영 참여에서 단순투자 또는 일반투자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지난 22일 회의를 열고 한진칼 주식 보유 목적을 이처럼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국민연금이 지분 보유 목적을 바꾸면 한진칼은 '스튜어드십 코드'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원칙을 담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뒤 경영진의 비위 사실이 불거진 기업에 대해선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왔다.

한진칼에 대해선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한 뒤 정관변경을 제안한 바 있다. 올해 3월에는 경영권 분쟁 중이던 조원태 회장의 연임을 지지하며 현 경영진의 우군이 되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지분 보유 목적을 이처럼 변경하려는 것은 한진칼 지분율이 크게 낮아진 데다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의 한진칼 지분율은 올해 3월 기준으로 2.9%에 불과하다. 지난해 1월의 7.3%와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국민연금이 한진칼의 주식 보유 목적을 변경하면 한진그룹을 둘러싼 남매간 경영권 분쟁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44.85%로 조원태 회장 측의 지분율 41.40%를 능가한다. 지난해에는 국민연금이 조 회장을 지지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힘을 보탰으나 주식 보유 목적을 변경하면 조 회장의 입지가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준다 한들 줄어든 지분율 때문에 경영권 분쟁은 더 격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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