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서도 푸본현대생명보험이 자본확충 작업에 재시동을 걸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전일 150억원의 후순위채를 사모 형태로 발행했다.

앞서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7월 올해 1분기까지 총 2천억원 이내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확충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9~10월 두 차례에 걸쳐 1천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지만, 올들어 코로나19 여파로 여건이 악화하자 추가 자본확충에는 나서지 않았다.

이번에 10년물로 발행된 이번 후순위채의 금리는 연 4.3%로 정해졌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향후 퇴직연금 리스크 반영 비율이 강화되는 점을 반영해 선제적으로 자본건전성 강화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말부터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에 대한 리스크를 요구자본에 반영하는 비율이 기존 70%에서 100%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경쟁사 대비 퇴직연금 자산 비중이 큰 푸본현대생명은 지급여력(RBC) 비율 관리를 위해 더 많은 요구자본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금융당국이 새 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퇴직연금 시장·신용위험액을 RBC에 단계적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엔 해당 비율이 35%에서 70%로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

이번 푸본현대생명을 시작으로 '주춤'했던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 행렬이 재개될지도 관심이다.

보험업계는 최근까지도 지속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 탓에 자본확충을 최대한 자제한 채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총 2조5천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진행했던 보험업계는 올들어 6천억원 수준의 자본확충에 나서는 데 그쳤다.

여기에는 국내외 투자자와의 접촉이 쉽지 않아졌다는 점과 함께 자칫 미달로 이어질 경우 향후 자본확충에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후순위채를 공모 형태로 발행했다가 투자자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나오면서 일단은 자금조달 여건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굳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4월 900억원 규모로 진행했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500억원만을 확보하며 절반 수준의 미달을 내기도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전반적인 자금조달 금리가 떨어지면서 사모 후순위채 발행을 고려하는 기업은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며 "투자자만 확보할 수 있다면 조달 금리를 낮출 기회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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