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은행들의 비공식 대출, 이른바 그림자금융이 3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16년부터 금융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그림자금융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줄이고자 빠른 속도로 신용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다.

2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료를 인용한 것을 보면 1분기 중국의 그림자금융 자산은 1천억위안 늘어난 59조1천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에 1조2천억위안 감소한 60조2천억위안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무디스는 그림자금융 자산이 증가한 것은 중국 정부가 경기 회복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느린 속도로 그림자 신용이 다시 확대되는 것을 허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정책 초점이 경기 회복 지원에 점점 더 맞춰지면서 그림자 신용이 더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금융시스템 안정이 여전히 금융당국의 주요 정책 목표 가운데 하나여서 빠른 반등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민간 중소기업들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쉽지 않음에 따라 그림자금융이 급격한 속도로 증가했었다.

은행들은 예금을 대신해 사실상 부외계정 상품인 자산관리상품 제공했고 이 상품이 증가하면서 1분기에 그림자 신용이 늘었다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자산관리상품에는 당국의 금리 상한도 적용되지 않는다.

투자기간이 3개월이나 그보다 짧은 자산관리상품 출시 규모는 1분기에 전체의 43% 수준으로 늘어나 2018년 2분기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자산관리상품은 중국의 그림자금융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부동산이나 주식, 신용도가 낮은 차입자 등 투기적 분야에 높은 비중의 익스포저를 가진 다양한 대출과 증권 상품에 투자된다.

자산관리상품과 신탁상품의 디폴트 위험이 커지면서 중국 정부는 그림자 금융 증가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보지만, 민간부문이 적절하게 신용에 접근할 여지를 남겨두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무디스는 그러나 신탁부문에서 자산의 질은 올해 계속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탁회사들은 국영은행들처럼 정부가 부여하는 대출 쿼터를 적용받지 않아 더 많은 대출을 할 수 있고 투자 선택의 폭도 넓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1분기 말 채무불이행이나 상환 위험에 직면한 신탁자산의 총 규모는 6천430억위안을 넘어섰다. 이는 자료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무라는 중국 당국이 재정 부양책 이행과 그림자 금융을 통한 잠재적 자산 거품 억제 사이에서 어려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는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세계적 유행병)이 끝나려면 멀었고 이는 중국 수출에도 분명히 부담을 줄 것이다. 이 때문에 인민은행이 완화 기조를 바꾸는 것은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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