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로빈후드 vs 헤지펀드…양극단의 운명은
<뉴욕은 지금> 로빈후드 vs 헤지펀드…양극단의 운명은
  • 곽세연 기자
  • 승인 2020.06.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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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마치 두 개의 다른 시장이 있는 것 같다.

초보자 '주린이'(주식 어린이)와 전문가 헤지펀드, 젊은 층과 나이 든 층, 방향성과 레벨 부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바이러스. 증시를 둘러싸고 양극단으로 나뉘고 있다.

이는 리스크 온과 리스크 오프 차트에서도 잘 나타난다. 골드만삭스는 '온'인지 '오프'인지를 측정하기 위해 여러 시장 요소로 점검하는데, 최근 지표는 어느 쪽이든 극단을 달리고 있다. 중립 지대는 없는, 전례 없는 상황이다.









1월에는 비교적 한 방향성을 가지고 각 지표가 잘 분포, 대체로 리스크 온이 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정점을 찍던 3월에는 완전히 리스크 오프였다. 6월 초에는 수적으로는 오프가 우세하지만, 시장 분위기에 더 영향을 많이 미치는 힘으로는 온이 강해 평균은 거의 중간 정도에 있다.

초보자와 젊은 층, 방향성과 연준 등 지금은 전자의 힘이 좀 더 세다. 24일처럼 후자가 힘을 얻는 날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힘은 팽팽하다. 그러나 어느 한쪽이 무너지면 그 팽팽했던 힘만큼이나 급격하게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중간에서 앞뒤로 흔들고 있는 거대한 그룹이 벌이는 마치 줄다리기 같은 이 불안한 동거의 결과는 처참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타이탄의 전투를 방불케 한다는 한 월가 분석가의 진단도 있다.

일반적으로 젊고, 로빈후드로 무장한 리테일 트레이더들은 모멘텀 추종자들과 함께 엄청난 세력으로 성장했다.

로빈후드는 주로 초보 주식투자자들이 쓰는 주식 중개 앱이다. 고객 잔고는 확실히 적지만, 1천만개 이상의 계좌를 가지고 있다. 올해 들어 첫 4개월 동안에만 300만개 이상의 신규 계좌를 추가할 정도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거래 수수료제로 개척해 업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특히 로빈후드는 고객이 보유한 종목 현황 데이터를 집계해 웹사이트 로빈 트랙에 여러 차례 올린다. 추종 세력을 자극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로빈후드를 통해 '주식투자의 민주화'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어쨌든 이들은 주가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는 연준과 유동성이라는 펀더멘털 적인 요인 외에도 나만 소외될 수 있다는 공포, 인생에 몇 번 오지 않는 기회라는 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 언제든 시장의 물량을 거둬들일 마음가짐이 돼 있으며 주가가 하락하면 저가 매수로 맞선다.

로빈후드 고객의 계좌를 살펴보면 애플과 S&P500 ETF를 보유한 계좌 수는 올해 들어 대략 두 배로 늘어났다. 이보다 이들은 항공사와 크루즈선사, 모기지리츠 보유에 엄청나게 쏠렸다. 365배까지 늘어난 종목도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빠져나간 항공과 크루즈선, 모기지리츠를 로빈후드가 채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가 회복되면 큰 피해를 본 만큼 빠른 회복세가 가능하고, 엄청난 수익도 올려줄 수 있다. 로빈후드가 기대하는 부분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여전히 관망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재유행 우려가 있고, 부채로 쌓아 올린 경제 회복세가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기업 이익과 경제 전망을 볼 때 어느 때보다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경고도 주로 이들에서 나온다. S&P500의 4분기 예상 실적 기준 PER은 24배다.

이 때문에 S&P 500 등 주요 지수의 고공행진에도 더 나이가 든 세대와 헤지펀드가 어느 때보다 많은 현금을 가지고 있다. 헤지펀드로 대 성공을 거둔, 억만장자 투자자인 리언 쿠퍼먼이 최근 로빈후드를 거론하면서 "이들은 결국 눈물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일단 성적표로 보면 증시가 저점을 기록한 3월 23일 이후 6월 중순까지 '엄마·아빠 투자자'(mom and pop investors)라는 속어로 지칭되는 소규모 개인투자자들이 전문투자자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다.

BCA 리서치는 주린이들의 매매 행태를 기말고사가 끝나고 해변에 온 학생들에 비유했다. 이들 때문에 "큰 그림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는데, 지상에서 보는 관점은 점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취약한 업종 주식에서 나타나는 아찔한 거래와 초소형주 선택을 보면 기말고사가 끝난 뒤 비치 바와 매우 닮았다. 이 비치 바에는 태앙과 소음, 아드레날린, 그동안 억눌렸던 해방감이 충만한 만큼, 그동안 옥죄던 어떤 억제나 표준적인 규칙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강렬한 끌림은 처음 온 사람에게는 더 강렬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식투자를 보다 민주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고귀한 목표일 수 있지만, 이 민주주의는 엉망일 수 있다. 물론 이들의 움직임을 파멸의 징조로 보지 않는다. 일부 종목에서는 예상치 못한 촉매가 됐지만, 일부에서만 왜곡이 일어났고 더 큰 거시적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개인투자자들의 활동은 늘 나타났다 사라졌지만, 닷컴 버블과 같은 시장과 경제적 영향은 드물었다. 이들의 움직임에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에는 한 쪽이 옳았다는 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황소와 곰 중 한 쪽이 항복했을 때 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가거나, 잔인한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은 어느 쪽도 확신을 갖기는 어렵다. 유동성 테마에서 넘쳐나는 돈과 적자 지출이 결국 이길지 지켜볼 일이다. 단, 이 레벨에서 얻을 수 있는 위험 보상이 가치가 있는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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