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한국은행이 외환(FX) 스와프레이트가 지난 3월처럼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보험사 환헤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했다.

시장참가자는 FX 스와프 급락 시 보험사의 기존 환헤지 포지션도 차환하기 어려워진다며 강제로 환을 오픈하게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한은은 '2020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지난달 말 달러-원 외환(FX) 스와프레이트가 -0.05%로, 급락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변동성도 지난 3월보다 크게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외금리차를 감안한 차익거래 유인도 상당 폭 축소된 점을 고려할 때 FX 스와프시장이 상당 부분 안정을 되찾았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다만 지난 3월 증권사의 FX스와프 수요 급증 배경인 해외 주가연계 파생결합증권 잔액이 최근에도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주가 급락 시 외화자금 수요 급증으로 FX 스와프레이트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해외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 미상환 잔액이 증가했다.

기초자산별 미상환 잔액을 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올 3월 38조3천327억원에서 5월 41조906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홍콩H지수(HSCEI), 유로스톡스50 지수 등도 늘었다.

지난 3월에도 글로벌 증시 부진으로 외화자금시장 문제가 불거졌다. 증권사가 ELS를 발행하고 이를 헤지하기 위해 해외주가지수 선물 등을 매입했는데 주가 급락으로 선물거래에서 손실과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이 발생했다.

이에 증권사 외화자금 수요가 급증해 FX 스와프시장에서 바이앤드셀 거래가 증가했다.

한은은 지난 3월 FX 스와프레이트 급락 배경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미 달러화 조달 여건 악화도 꼽았다.

한은은 "지난 3월 미 달러화 LIBOR-OIS 스프레드가 확대됐다"며 "유로화, 엔화 등 주요 통화의 스와프 베이시스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LIBOR-OIS 스프레드는 은행 유동성과 신용 리스크를 나타낸다.

비거주자의 차액결제선물환(NDF) 매도 증가도 FX스와프레이트 급락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3월 외국인이 국내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헤지 목적의 NDF 매입 포지션을 꺾었다. 또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이익실현 목적의 NDF 매도 거래가 발생했다.

이에 외은지점이 포지션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FX스와프 매도 거래가 증가했다.

FX 스와프레이트 급락 배경 중에서 한은이 증권사 ELS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지적하면서 보험사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난 3월 FX스와프 급락 시 보험사가 에셋스와프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탓이다.

은행의 한 스와프딜러는 "당시 FX스와프포인트가 급락해 FX스와프시장에서 비드가 실종됐다"면서 "비드가 나와도 가격부담이 커서 보험사 에셋스와프를 처리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규 해외투자는 고사하고 기존 물량을 롤오버하기도 어려웠다"며 "기존 포지션을 차환하지 못하면 환을 강제로 오픈하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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