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지난 6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의 장단점에 대해 매우 긴 논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독일 헌법재판소가 국채매입프로그램(PSPP)의 정당성을 입증하라고 판결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ECB는 지난 6월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규모를 6천억 유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하강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였다.

ECB 위원들은 얼마나 공격적인 부양책을 펼쳐야 하는지와 관련해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WSJ은 전했다.

몇몇 위원들은 경제와 금융 상황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것과 불확실성 등을 고려했을 때 추가 발표를 하기 전에 더 기다리는 것을 원했고 다른 위원들은 시간을 끌다가 금융 시장이 더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WSJ은 이번 의사록에서 ECB 위원들이 채권 매입의 장단점에 대해 매우 긴 논의를 한 것이 이례적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ECB가 5년 넘는 기간 동안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 크게 의존해 온 만큼 이는 매우 흔치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WSJ은 지난 5월 독일헌법재판소가 ECB의 PSPP에 정당성 입증을 요구한 이후 나타난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독일 헌재는 ECB가 채권매입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시간으로 3개월을 줬고, 소명하지 못할 경우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ECB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ECB는 유럽연합(EU)의 법에만 응답할 것"이라며 반발했지만, ECB 관계자들은 독일 정부에 채권매입프로그램의 타당성이 나와 있는 서류를 교환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WSJ은 지난 회의에서 ECB의 긴 논쟁 역시 독일 정부에 제출 할 수 있는 서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회의에서 위원들은 그동안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지역의 경제 및 물가에 크게 기여했고 비례적이고 적당한 정책 도구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회의록에 따르면 이들은 ECB 정책이 좀비 회사를 양성하거나 연금 펀드에 해가 됐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정책의 부정적 부작용은 매우 분명하게 긍정적인 영향에 의해 상쇄됐다"고 강조했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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