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연구원·하나은행 국제컨퍼런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당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와 공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금융시스템 안정과 재점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다만,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국제공조의 목소리가 크지 않다는 데 대해서 아쉬움도 내비쳤다.

은성수 위원장은 26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과 하나은행이 공동으로 주최한 국제콘퍼런스에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은 위원장은 "전 세계가 코로나19 위기로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며 "세계 각국에서 유동성이 넘쳐나고 경제학 교과서에서 언급되던 마이너스 금리는 현실이 됐다. 재정부채가 급증하며 재정정책 여력도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중 갈등 수위도 높아지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교역 부진은 그간 세계 경제 성장 축이었던 글로벌 교역망도 약화시키는 등 탈세계화의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해 4차 산업혁명에 추진력이 더해지면서 기술 발전 등으로 노동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며 "기술혁신과 경영혁신이 실업자가 양산된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라는 제레미 리프킨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고 시스템 취약점을 재점검하는 등 대응 방안도 소개했다.

그는 "당분간 코로나19와 공생하는 시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는 지난 4개월간 위기 대응을 위해 마련된 자금 공급이나 금융규제 유연화 등 정책을 실현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금융정책을 만들면서 향후 6개월간 버팀목이 될 자금을 준비했는데, 9월까지 계속 잘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은 "금융시장 변동성 높아질 당시에 수익성을 좇아 과도하게 쏠림현상이 있었던 일부 업권에서 유동성 위기가 감지됐다"며 "위기상황에서 드러난 취약점을 재점검하고 리스크관리를 제도적으로 강화하도록 하겠다. 특히 언젠가는 유동성을 정상화할 때가 올 텐데 미리 대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적 자금공급자였던 가계가 수요자가 되고, 자금수요자였던 기업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정책을 고민하겠다"며 "빅테크 등 새로운 도전자와 기존 플레이어 간에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고도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국제공조의 부족 현상에 대해서도 지목했다.

은 위원장은 "대공황 당시에는 국제공조 부족으로 위기가 확대된 것과 달리 2008년에는 활발한 공조를 기반으로 금융위기 확산을 억제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 금융위기에 그때처럼 국제공조의 목소리가 크지 않고 그러한 움직임이 없는 것이 아쉽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조만간 유동성 회수 시기가 오면 국제공조의 필요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정책당국자로서 정말 아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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