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월가의 경영진들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선거 승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투자자 겸 자선사업가인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될 것으로 확신했던 자신의 갑부 친구들의 태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5개월 전에 10명의 투자자 친구들과 저녁을 할 당시 바이든이 승리할 것으로 본 친구는 1명에 불과했고, 트럼프가 승리할 것으로 본 사람은 8명, 1명은 결정을 못 한 상태였다면 지금은 50대 50이거나 60대40으로 바이든이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는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세제상의 변화가 있는지를 문의하거나 바이든이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백악관에 접근할 루트를 찾거나 혹은 바이든 캠페인에 기부를 확대하는 등 여러 부문에서 바이든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유대가 있는 월가의 한 활동가는 바이든에게로 돌아서려는 월가의 전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로비스트는 자신의 월가 고객의 50% 이상이 바이든의 승리를 확신했다고 CNBC에 말했다.

금융투자회사나 대형 IT 기업을 고객으로 보유한 한 공화당 정치 활동가도 사적인 자리에서 월가 경영진들이 바이든이 트럼프를 이길 것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월가 경영진들은 바이든이 승리하더라도 경제가 코로나 사태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법인세를 올리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에 몸담은 바 있는 조나단 하틀리 세계은행 컨설턴트는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월가는 법인세 인상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에버코어 부회장인 찰스 메이어스가 이끄는 금융 자문사인 시그넘 글로벌은 바이든 승리뿐만 아니라 상원의 민주당 승리도 예측하면서 고객들에게 증세에 대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월가 기업들을 고객으로 둔 한 기업 채무조정 전문 변호사는 최근 다양한 펀드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대화하면 바이든이 승리하겠지만, 상원은 공화당이 과반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이 경제정책을 왼쪽으로 더 밀어붙이더라도 이를 공화당이 이끄는 상원이 차단할 것으로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얼 클리어가 취합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을 10%포인트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던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미시건 등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주식시장의 부진도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에게 밀리고 있는 점이 가격에 반영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대응을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보고 있다.

월가의 경영진들은 미국이 유럽에 비해 코로나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격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하루 3만명의 확진자가 쏟아지지만, 유럽연합(EU) 전체로는 확진자 수가 하루 3천명의 그치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의 애널리스트는 CNBC에 "월가 사람들은 미국이 구조적으로 유럽보다 우월하다는 신념이 있다"며 그러나 "유럽이 코로나 대응에서 미국을 능가하는 것을 보고 그들은 격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의 바이든 기부도 늘고 있다. 바이든과 민주당 캠페인의 기부액은 지난 5월 트럼프와 공화당 캠페인의 기부액을 넘어섰다.

초당적 기구 정책 대응센터(CRP)에 따르면 바이든과 그를 지지하는 그룹이 증권사와 투자회사로부터 유치한 기부액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기부액을 넘어섰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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