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현금성 자산 확보와 정부 정책 수혜 등에 2분기 증권사들의 자금 경색 우려가 전 분기대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확산 이후 글로벌 증시 환경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주가연계증권(ELS) 등 리스크가 진정될 것으로 봤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2조4천8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1분기 5조5천514억원보다 7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직전 분기인 지난 2019년 4분기 5조5천462억원과 비교해서도 6조9천억원가량이 증가했다.

현금성 자산은 정기 예·적금, 외화예금, 만기 1년 이내의 단기금융상품 등 쉽게 현금화가 가능한 대기 자금이다.

현금성 자산이 크게 늘면서 2분기 자금 경색 우려가 줄었고 향후 투자 확대 여력도 개선됐다.

이 같은 유동성 확보에는 지난 4월 한국은행이 증권사와 은행 등을 상대로 실시한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입찰의 도움도 있었다.

한은은 지난 4월 2일 첫 RP 매입 입찰을 실시해 5조2천500억원을 낙찰했다.

당시 대부분의 입찰 물량이 은행보다는 증권사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은은 이후 12차례의 매입 입찰을 진행했으며 기존 6월 말 매입을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오는 7월까지 RP 매입 조치를 연장했다.

현재까지 두 차례 무응찰을 제외하고 10차례에 걸쳐 진행된 RP 매입 총액은 15조원에 달한다.

RP는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 다시 사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이자를 붙여 되사는 채권이다.

한은이 공개시장운영으로 RP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

지난 3월 증권사 자금 건전성에 큰 문제가 됐던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위험도 코로나19 1차 확산이 진정되며 축소한 상태다.

금융당국도 ELS 마진콜 사태의 재발 우려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 3월 주요국 지수하락에 ELS 마진콜 우려와 단기자금시장 자금이탈이 겹치며 시장불안을 키운 측면이 있다"면서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주요국 지수가 3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유동성도 어느 정도 확보된 상황이라 ELS 관련 리스크가 3월 수준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열린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ELS 마진콜 관련 자금 수요가 컸던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글로벌 주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외화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필요한 시 한은 등으로부터 차입이 가능한 만큼 현재 유동성 우려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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