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연구원·하나은행 국제컨퍼런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최훈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이후 경기의 'V자형 반등'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최훈 상임위원은 26일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하나은행 국제컨퍼런스에 기조발표를 통해 "코로나19의 경우 이전 스페인 독감이나 홍콩 독감 당시처럼 사태 이후 경기가 V자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견한다"고 말했다.

그는 "1918년 스페인독감과 1968년 홍콩 독감으로 인한 펜데믹은 코로나19보다 심각했지만, V자 경기 반등을 시현했었다"며 "당시 경제 상황을 지배하던 장기 트렌드가 펜데믹으로 인한 부정적인 충격을 상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페인 독감 당시 세계대전을 준비하는 전시동원 체제나 글로벌 생산성이 급등하는 상황, 이데올로기 진영 간 대립 등의 이슈가 펜데믹으로 인한 부정적 충격을 상쇄했다"며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경우 과거 대공황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해 경제에 영향을 주는 속도 등을 능가하고 있다"고 했다.

최 위원은 "코로나19 이후 경제는 높은 취약성과 상대적으로 낮아진 혁신성, 양극화의 심화 등의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탈세계화와 비대면 경제, 과잉 유동성 등의 측면에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정치·경제적 보호주의를 촉매시키는 역할을 했다"면서 "다수 세력의 상이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등 냉전 2.0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 경제도 질 낮은 일자리를 중심으로 고용을 창출한다는 지적도 있다"며 "코로나19로 양극화에 대한 압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비대면 경제로의 부담은 정치·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주요국 정부 부채가 완화적 금융환경 속에서 급증하고 있다. 정치적 어려움을 포퓰리즘적 정책을 통하면서 예상치 못한 재정 수요도 발생할 것"이라며 "과잉 유동성을 되감는 테이퍼링 충격에 대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 위원은 금융 안정성을 제고하고, 생산적 부문으로 투자를 유도하면서 취약계층 보호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금리가 고착되면서 금융회사들이 공격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고위험투자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과 함께 그림자 금융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중 유동성이 비생산적 자산에 쏠리는 것을 최소화하고 생산적 분야로 유입되도록 유도하는 한편, 글로벌 공급망 재편·저탄소·환경 친화적 사업 육성 등을 위한 금융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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