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민간 광대역 무선서비스(CBRS) 주파수 경매에 나서는 데 따라 삼성전자 5G 장비의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미중 무역갈등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중국 업체를 배제하면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FCC는 다음 달 23일(미국 현지시간) CBRS 주파수 경매에 나선다.

CBRS는 미국의 군사용 주파수인 3.5GHz를 일반 기업들이 5G망에 사용할 수 있도록 풀어주는 사업으로, 버라이즌과 AT&T, T모바일 등 미국의 이동통신사들이 경매에 참여할 전망이다.

특히 시장 점유율 각각 34%인 버라이즌과 AT&T가 적극적으로 경매에 참여해 전국적인 5G망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이동통신사가 5G망을 확대하면서 삼성전자도 반사이익을 얻을 확률이 높다.

글로벌 통신장비 부문 선두였던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데다, ZTE와 텐센트 역시 미국 업체들이 무역 분쟁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선정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이 미국 이동통신사에 5G 장비를 나눠서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전자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5G 장비를 잇달아 수주할 것으로도 예상하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 최근 캐나다와 호주, 인도 등은 5G 장비 발주 시 화웨이 선정 배제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가 이미 화웨이를 제치고 해외 5G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도 하다.

2G, 3G가 서비스되던 때 대세 표준에 맞춘 장비를 개발하지 않아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했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목표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지난해 첫 현장 경영 행보가 경기도 수원사업장 5G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 참석이었다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를 막고자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5G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GSMA가 운영하는 글로벌 이동통신 리서치 사이트 GSMA 인텔리전스의 '더 모바일 이코노미 2020'에 따르면 현재 24개국, 46개 통신사가 5G 서비스를 개시했다.

또 앞으로 5G 개통을 앞둔 국가는 39개국 79개 통신사에 달한다.

특히 세계 이동통신사들은 2020∼2025년 모바일에 11조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며 이 중 80%를 5G 네트워크에 투자할 것으로 더 모바일 이코노미는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캐나다 비디오트론, 올해 2월 미국 US셀룰러, 3월 뉴질랜드 스파크에 이어 이달에는 캐나다 주요 이동통신사 텔러스의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됐다.

특히 텔러스는 기존에 중국 화웨이 장비를 100% 사용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다른 캐나다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0여년 이상 5G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끌어온 선도적 기술력, 그리고 인도와 미국 등에서 보여준 대형 통신망 구축과 최적화 역량이 사업자의 신뢰를 얻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화웨이는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35.3%로 1위에 올라 있다.

에릭슨과 노키아가 각각 23.8%, 20.3%로 뒤를 잇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10.4%로 4위에 올라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5G망 구축 사업이 본격화하며 삼성전자의 5G 장비 시장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이동통신사가 전국적인 5G망 구축에 나서면서 발주하는 5G 장비 규모만 해도 수십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에릭슨, 노키아와 이를 나눠서 맡으면서 수조원의 수주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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