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모호한 방향성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서울 외환시장의 달러 롱(매수) 편향은 이어지는 모습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9일 하루하루 달라지는 달러-원 방향성에 포지션 트레이딩보다 레인지 대응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심리적으로 롱이 더 편한 건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갈등 우려 등 불확실성 재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하단으로 인식되던 1,210원과 1,200원 레벨이 차례로 빠르게 뚫리면서 외환시장의 롱 시도는 번번이 좌절됐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최근엔 롱숏 편향 없이 시장을 잘 따라가기만 해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하단 지지선 부근이나 주말, 반기 말을 앞두고 롱 편향이 커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지난 거래일 달러-원 환율은 4.10원 하락한 1,200.60원에 마감했다.

볼커룰 완화에 따른 미 증시 상승에 위험 선호로 반응하며 장 초반 1,200원을 하향 돌파했다.

숏(매도) 포지션이 집중되면서 달러-원은 한때 1,197원대로 하단을 낮추기도 했지만, 추가 하락 동력이 부재한 가운데 장 막판 달러 강세 분위기와 주말을 앞둔 숏커버 물량으로 낙폭을 축소하며 다시 1,200원대 위에서 마감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1,190원 초반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숏으로 방향을 잡았으나 탄탄한 결제 수요에 1,190원대 후반에서 막히며 장 막판 숏커버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전일 장을 봐도 아무래도 롱이 편하다며 전 거래일 숏으로 돌아섰던 곳은 장이 다시 낙폭을 줄이면서 적잖이 손실 본 곳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한번 사볼까 했던 재료의 레벨이 다 뚫리면서 롱 시도가 좌절당하고 있다"며 "반기 말 셀 물량에 당국 개입 경계가 있어 롱 플레이가 불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은 달러가 상품이라는 인식이 있다 보니 리스크오프가 드라이버가 되는 시장"이라며 "달러가 롱에 편향된 만큼 무너질 때 롱스탑으로 더 쉽게 무너진다"고 말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당분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경기 회복 기대 사이에서 미 증시가 등락하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호재와 악재가 번갈아 가며 시장에 작용하는 가운데 방향성은 여전히 모호한 상황이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호재와 악재가 상충하는 가운데 약간의 재료에도 환율이 급하게 움직인다"며 "방향성은 여전히 모호해 위아래 다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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