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지분 전량 차남 조현범 사장에 매각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전격 매각하면서 후계 승계를 둘러싼 형제간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조양래 회장은 지난 26일 보유 중이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 전량을 조현범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로 매각대금은 약 3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번 거래를 통해 조현범 사장의 보유 지분은 기존 19.31%에서 42.90%로 급증했다.

조양래 회장은 지난해 3월 모든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장남 조현식 부회장에게 그룹 지주사를, 조현범 사장에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을 맡겼다.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의 지분은 19.32%와 19.31%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조양래 회장이 보유 지분을 넘기면서 조현범 사장이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형제 경영이 이뤄지던 균형에 조 회장이 차남의 손을 들어주며 그룹 후계 승계와 경영권을 둘러싼 역학관계에 변동은 불가피하다.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조 사장은 최근 2년여만에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조현범 사장은 배임수재 및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천500만원 부과를 선고받았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조 대표는 지난 3월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져 석방된 바 있다.

재판을 받는 조현범 사장이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형인 조현식 부회장의 반격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분 10.82%를 보유한 장녀 조희원 씨가 조 부회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형제간-남매간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지분 7.74%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지분 싸움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조 사장이 2심에서도 실형을 받으면 국민연금이 유죄 판결을 받은 총수를 지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장녀 조희원 씨와 국민연금 지분까지 합치더라도 조 부회장 측의 지분은 37.88%로 조현범 사장과 5%포인트가량 차이가 나 경영권을 가져오기는 쉽지 않다.

재계에서는 조양래 회장이 최악의 상황인 표 대결까지 고려해 차남에게 지분을 전량 몰아준 것으로 추측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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