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20년특집-코로나와 시장③] 언택트 바람타고 몰려온 스마트 개미
[창사20년특집-코로나와 시장③] 언택트 바람타고 몰려온 스마트 개미
  • 이재헌 기자
  • 승인 2020.06.30 0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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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지난 20년 국내 자본시장의 성장은 제도권 금융이 견인했다. 경제성장과 함께 축적된 잉여자금은 정보와 인력이 집중된 금융사로 향했다.

시장 정보의 투명성과 개인의 시장 분석력이 높아지면서 개인들은 더이상 제도권 금융사에 집착하지 않게 됐다. 단순히 수수료를 아끼는 차원을 넘어 금융사보다 나은 수익률을 노리고, 이를 실현한 사례가 목격된다. 미래에는 투자시장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개인이 될 수 있다.

30일 연합인포맥스가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매수·매도금액 합)을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지난 6월 25일까지 60.1%를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6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전년 대비 13%포인트 이상 뛰었다. 2017년 이후 꾸준한 오름세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2013년부터 80%대 중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 개인투자자들이 값싼 주식의 급등에 베팅했다면, 지금은 우량주, 가치주를 찾아 방향성을 예측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는 개인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격이 급락하자 투자금을 대거 투입했다.

올해 1월 하순부터 3개월간 개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3조원가량 순매수, 이 중 8조원이 삼성전자에 들어갔다. 이외 SK하이닉스, 현대차에도 손을 댔는데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이 모두 시가총액 상위 10위 기업이다.

위기에서 버티면 자본이익을 본다는 경험과 축적된 자금력이 결합하면서 행태가 달라졌다. 이제 개미들은 위기 국면에서 외국인에 맞선다고 해서 '동학 개미', 시장의 흐름을 잘 판단해 '스마트 개미'라 불린다.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미디어를 타고 거액을 번 개인투자자들이 조명된다. 개별기업 재무제표, 국내외 뉴스, 거시경제 데이터 등으로 무장한 이들의 성공 사례는 추종자들을 만든다. 모두가 쉽게 접근하는 증권사나 은행 등 보다는 '어쩌면 나를 포함한 소수만 알고 있다'는 심리는 스마트 개미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스마트 개미가 많아질수록 금융사들은 영업 행태를 바꿔야 할 수밖에 없다.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면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막강한 일본은 이미 진통을 겪었다.

일본의 개인투자자 중 큰 손을 '와타나베 부인'이라고 일컫는다. 대규모 자금으로 미국 주식을 쓸어 담았고 이들의 움직임으로 엔화 가치까지 출렁였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활동하는 스마트 개미들의 활동이 넓어질수록, 그들의 투자가 정답이든 아니든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장정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5년간 일본 증권업의 수익구조를 보면 위탁수수료의 비중이 크게 떨어진 반면, 트레이딩 수익과 기타수수료의 비중은 같은 기간 빠르게 증가했다"며 "트레이딩 수익의 증가는 대형 증권사들이 자본력과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본 집약적 업무를 확대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산관리형 리테일 부문 경쟁은 예탁자산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일본의 금융자산은 고령층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 이들을 대상으로 포괄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증권사가 중소형 증권사보다 고객의 접점이 많아 시대 변화에 상대적으로 대응할 여유가 있다. 대형은행과 계열사 관계인 증권사들은 한층 더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독립 대형 증권사들은 차별화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본증권업협회의 통계를 보면 지난 2010년 말, 본점 기준 협회 회원 자격의 증권사는 299개였다. 작년 말에는 268개로 감소했다. 지점까지 합치면 2천220개에서 2천83개로 줄었다. 시장 규모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스마트 개미가 촉발한 고객 이탈이 증권사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다.

한 증권사의 본부장은 "대중화하지 않은 상품을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트레이딩 역량을 키워 더 높은 수익률로 차별성을 제시하는 기본이 중요한 것"이라며 "개인들보다 오랜 기간 시장에서 했던 경험을 큰 자산으로 집대성해 분석·활용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jh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3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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