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퇴직연금 리스크 산정 비율이 강화된 영향으로 롯데손해보험의 추가 자본확충도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늘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에 반영하는 퇴직연금 신용·시장 위험액 비중을 기존 70%에서 100%로 확대한 데 따른 여파다.

신용평가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30일 "롯데손보의 퇴직연금 비중을 고려하면 최근의 자본확충 노력이 대부분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자본확충에 대한 압박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손보는 새 주인으로 JKL파트너스를 맞으면서 지난해 10월 3천7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하회했던 RBC비율을 20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후 지난해 말과 올해 4월에는 각각 800억원과 900억원의 후순위채까지 발행하며 자본확충 작업에 속도를 냈다.

다만, 수익성 악화 등이 맞물리면서 롯데손보의 1분기 말 RBC비율은 174.2% 수준까지 재차 낮아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퇴직연금 리스크 산정 비율을 적용할 경우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160%대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업황과 자산운용 여건 등을 고려하면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등을 통해 또 한 번 자본력 보강에 나서야 할 유인이 커진 셈이다.

특히, 롯데손보의 경우 퇴직연금 자산이 7조6천억원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과중해 이번 기준 변경 여파를 비껴가기 더욱 힘들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슷한 규모인 7조8천억원 수준의 퇴직연금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푸본현대생명이 최근 사모 후순위채를 통해 150억원의 자금조달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최근 업황 둔화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악화된 점은 롯데손보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지난해 12월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목표치를 간신히 맞췄던 롯데손보는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했던 4월에는 목표치 대비 절반의 수요만을 확보하는 데 그치기도 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일단은 2분기가 끝나고 RBC비율이 어떤 식으로 변하게 될 지를 모니터링하면서 적정 규모를 찾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에서는 연간 170% 수준의 RBC비율을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수익성 측면에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장기보장성 상품을 늘리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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