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5일에서 1~2일로 축소…'형식보다 실용성 추구'

포스트코로나 대비 신성장동력 발굴 관련 보고 이어질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롯데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 일정을 대폭 축소하고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0일 재개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다음 달 열리는 하반기 VCM 일정을 기존 5일에서 1~2일로 줄이기로 하고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VCM은 내달 둘째 주에 열릴 예정이다.

롯데는 1년에 두 번 VCM을 진행하는데 하반기에는 식품, 유통, 화학, 호텔 등 롯데그룹 내 4개 사업 부문(BU)별로 사장단 회의를 진행한 뒤 마지막 날에 우수 실천사례를 모아 신동빈 회장에게 보고하는 식으로 5일간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했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 경영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계열사별 수시 전략회의 체제를 구축했기에 수일에 걸친 회의가 불필요해졌다는 판단이다.

형식보다 실용성을 추구하겠다는 차원으로, 신 회장도 VCM을 압축해 진행하는 데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각 계열사 대표와 지주사 임원 등 100여명이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강당에 수일 동안 움집해 있는 것도 코로나 19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방식으로 VCM을 진행하는 게 여러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재택근무 및 화상회의가 자리잡고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VCM을 진행하는 데에도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의 이 같은 변화는 신 회장이 일본에서 머물 때와 자가격리 기간에 재택근무를 하면서 화상회의를 많이 한 영향이다.

신 회장은 올 초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코로나19로 한국과 일본 양국 간 입국 제한 조치가 내려지면서 두 달 넘게 일본에 발이 묶였는데, 이때부터 매주 화요일 그룹 내 핵심 임원만 참석하는 주간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했다.

또 현안에 대해 계열사들과 비정기적으로 이뤄지는 회의와 수시 보고도 모두 화상으로 이뤄졌다.

지난달 두 달여 간의 일본 출장을 끝내고 잠실로 출근을 재개한 뒤에는 재택근무 및 화상회의 정례화 검토를 지시했다.

국내 대기업에서 의무적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것은 처음으로, 본인이 먼저 주 1회 재택근무에 나섰다.

신 회장은 "비대면 회의나 보고가 생각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직접 방문이 어려운 사업장의 경우 오히려 화상회의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더 자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며 이 같은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 회장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예상되는 트렌드 변화와 기존 롯데그룹의 사업 성장성을 철저히 분석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라고 지시한 만큼, 이번 VCM에서는 이와 관련한 계열사별 구체적인 전략 보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강하다"면서 "올 하반기 VCM에서도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사업 전략을 수정하고 실천안을 확정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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