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은행 바젤Ⅲ 최종안 중에서 이달 말부터 조기 시행되는 신용리스크 산출방식 개편안이 은행채 발행을 급격히 늘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3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달 은행채는 10조2천억원 발행됐다.

무려 20조원에 달하는 은행채가 지난 4월과 5월에 연속으로 발행됐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규모다.

신용리스크 개편은 은행채 발행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 위주로 기업대출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용리스크 개편안은 BIS비율 상정 때 신용등급이 없는 중소기업대출 위험가중치를 100%에서 85%로 줄이는 게 주요 골자다. 기업대출 부도시손실률(LGD)도 무담보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이 각각 45%, 35%에서 40%, 20%로 하향 조정된다.

금융당국은 신용리스크 개편안 조기 시행으로 BIS비율 상승과 자본 여력 개선에 힘입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운 기업이나 소상공인을 도울 수 있는 자금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은행권 IR 담당자도 "신용리스크 산출방법 개편안 조기 시행으로 그룹 보통주자본비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업대출에 대한 자본규제 부담이 줄어들면서 대출 여력을 확충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을 중심으로 BIS비율이 개선되면서, 자본적정성 지표 관리를 위한 은행채 발행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은행들은 3~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기업대출을 지원하기 위한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확대했다. 코로나19 대응 목적으로 기업대출이 증가하면 자본비율이 하락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신용리스크 개편안이 조기 시행되면 은행들이 BIS비율 제고를 위해 은행채를 발행하는 움직임은 다소 약화할 수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번 조기시행으로 지주 BIS비율은 1.11%포인트(P), 은행은 1.91%P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은행들이 부실자산 증가로 자산건전성이 저하할 것을 우려해 기업대출을 통제하거나, 내부유보 등으로 자본적정성 관리에 힘쓸 가능성도 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바젤Ⅲ 개편이 은행채 발행수요 증가 요인이지만, 은행들이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 관리 노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은행채 발행 급증에 따른 은행채 약세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와 정책금융 확대 여부가 보다 중요한 발행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hrs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3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