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제조업과 금융업의 희비를 갈랐다. 세계적으로 '역대급' 유동성을 풀리면서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증시에 이른바 '동학개미'가 대거 유입되며 금융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달리 제조업은 주요국의 봉쇄가 지속하면서 금융위기 시절만큼이나 안 좋은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 금융업, 코로나19 사태에도 고공행진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0년 5월 산업동향'을 보면 지난달 금융ㆍ보험 생산지수는 1년 전보다 8.9%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3월(11.5%)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더니, 4월과 5월에도 잠정치이지만 각각 9.1%와 8.9% 늘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가 대규모 유동성을 풀면서 기업과 개인을 상대로 한 대출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은행 원화 대출은 20조2천89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확산하고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1% 증가하더니, 3월(26.2%), 4월(27.4%), 5월(48.4%)에도 큰 폭으로 불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기업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은행이 저금리로 시중은행에 빌려주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기업의 유동성 확보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5월 금융시장 동향에서 "5월 중 은행 기업 대출은 전월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지만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4월 기업 대출잔액은 27조9천억원, 5월은 16조원 각각 증가했다. 5월만 떼고 봐도 전년 증가액(6조원)의 3배에 달한다.

'동학 개미'도 보탬이 됐다. 코로나19로 3월 증시가 큰 약세를 연출한 이후 '저가 매수'를 노리고 유입된 개인투자자가 금융ㆍ보험업 생산지수를 끌어올렸다.

지난 4월 2일부터 전날까지 3개월 동안 개인 투자자가 코스피에서 주식을 매수한 규모는 457조원에 달한다. 코스닥은 547조원으로 더욱더 많다.

코스피 기준으로 외국인이 101조원, 기관이 109조원 사들인 것과 비교해 4배 이상 많다. 거래대금 증가는 자연스럽게 증권사의 수수료 이익으로 이어진다. 올해 정부가 걷는 증권거래세가 사상 최고 수준인 1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금융위기 시절로 돌아간 제조업

이와 달리 제조업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에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더니, 주요 국가가 봉쇄 조치에 들어간 영향에 광공업 생산지수는 고꾸라지고 있다.

5월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감소했다. 4월(-5.1%)보다 낙폭을 키웠다. 자동차(-35.0%)와 전자 부품(-24.0%)이 지수를 끌어 내렸다. 특히 자동차 생산지수는 63.6으로 지난 2009년 5월(60.8) 이후로 최저치였다.

제조업 생산과 제조업 출하는 각각 9.8%, 12.0%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2.5% 증가했다. 재고율을 의미하는 '재고/출하' 비율은 128.6%로 외환위기(IMF) 시기인 1998년 8월(133.2%) 이후로 가장 높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3.6%로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1월(62.8%) 이후 가장 낮다.

한마디로 제조업의 대부분 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나 IMF 외환위기 수준으로 주저앉은 셈이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광공업생산은 글로벌 수요위축에 따른 수출 부진(5월, -23.6%) 영향으로 자동차ㆍ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2개월 연속 감소(전월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광공업생산이 어려움이 사그라들지는 미지수다.

지난 6월 1~20일 수출액은 1년 전보다 7.5% 감소했다. 조업일수가 늘어난 덕분이다. 오히려 일평균 수출액은 16.2% 급감했다. 여전히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이유로 김 과장은 "수출ㆍ제조업의 어려움을 조속하게 타개할 수 있도록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3차 추가경정예산 등에 반영된 주요 정책과제를 차질없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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