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조짐을 보이며 불안 심리가 다소 커지고 있지만 서울 채권시장은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전일 외국인이 10년 국채선물을 대거 순매도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코로나19가 채권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올 만한 2차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10년 국채선물(LKTBF)은 33틱 하락한 133.81에, 3년 선물은 5틱 내린 112.09에 각각 장을 마쳤다.

같은 날 코스피는 1.9% 하락하는 등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 속에서도 외국인이 10년 선물을 6천여계약 넘게 순매도하며 채권시장 약세를 주도한 것으로 풀이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 선물 매도세를 글로벌 코로나19 재부상 우려보다 최근 미결제약정 수량이 역대 최대치 부근에 이른 점에 주목해서 바라봤다.

10년 선물 미결제약정은 지난 롤오버 이후 15만8천계약 전후를 넘나들며 청산 물량을 제외한 실질적인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런 만큼 외국인을 비롯해 상당한 포지션을 쌓은 쪽에서 일부 물량 정리에 나서는 일이 특이하지 않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10년 선물은 상장된 이후에 미결제약정이 꾸준히 늘어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곡선을 형성하고 있다"며 "외국인도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국내 시장에 익스포저 할당량이 최고치에 도달한 것으로 보면 일부 경계감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외인이 어떤 포지션을 잡았다고 보기보다는 가지고 있던 물량을 줄이는 리벨런싱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전일에는 장중에 국내뿐만 아니라 호주 금리가 동반 상승한 점도 불안감을 키웠다.

지난 3월에도 코로나19가 처음 대유행하면서 극단적 위험회피 심리에 투매가 쏟아졌고 신흥국 주가와 채권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으로 이어졌다.

다만 호주 금리의 경우 지난 3월 코로나 파동 이후에 호주중앙은행(RBA)이 3년물 금리를 일정 수준에 목표하는 등 채권 금리를 일정 통제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만큼 국내 금리와 연계해 해석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재확산에도 국내 방역 정책 등에서 어느 정도 학습 효과가 생겼다는 의견도 있었다.

당분간 코로나19 영향권에 있겠지만, 그 여파가 장기화할 뿐 충격의 깊이나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사 채권 운용역은 "예전처럼 코로나19가 생각지도 않은 일이 아니고, 2차 유행은 다수가 예상한다"며 "경제에 충격을 주기보다는 지속해서 악영향을 주는 이슈로 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코로나19 재유행은 2차 펜데믹이 아닌 1차 펜데믹에 이은 후속 영향에 가깝다"며 "사람 간 감염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경험했기 때문에 2차 때는 1차 때만큼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내 산발적 감염에도 최근 2주 평균 확진자 수는 과거와 대비해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중앙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달 14일부터 27일까지 국내 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43.1명으로, 이전 2주(5월 31일∼6월 13일) 43.5명과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ybn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4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