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한국은행이 국고채 매입에 나선 데에는 최근 채권시장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일 장 마감 후 1조5천억 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 매입을 오는 2일 실시한다고 공개했다.

먼저 국채 매입 주요 배경으로는 RP 매각용 국채 확보가 꼽힌다.

한은이 공개시장 운영을 하려면 국고채 물량이 필요한데, 지난달 10일 1조3천500억 원 규모의 국고채가 만기 도래했다. 원활한 시장 운영을 위해서는 이를 채워 넣어야 할 필요가 있다.

국고채 매입 대상 종목이 비지표물로 이뤄진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한은이 금리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조치를 내릴 때는 통상 지표물을 매입한다.

이보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수급 상황을 고려했다는 한은의 언급이다. 향후에도 시장이 좋지 않으면 국채 매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이번 주 들어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급증한 국고채 발행 물량의 위력을 실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숫자상으로 발행물량이 예상보다 줄어들었지만, 숫자로 보는 것과 실제 소화하는 것은 다르다"며 "3조 넘는 물량은 확실히 부담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채권시장이 이틀 연속 강세를 나타내는 상황에서도 국내 채권시장은 약세를 나타내 우려를 더 했다. 헤지 목적을 제외하면 국내 기관들의 거래 의지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관측됐다.

시장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한은이 적절한 신호를 주지 않으면 크게 흔들릴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국채매입 규모와 형식 등 시장 기대를 밑돌지만, 타이밍은 좋았던 것 같다"며 "한은이 며칠 늦게 움직였다면 시장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이와 관련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 총재가 말씀하신 대로 장기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국고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4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