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KB국민은행이 5억유로 규모의 커버드본드 발행을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채권 발행시장 여건이 악화하면서 5억달러 규모 후순위채 발행일정을 연기한 것과는 상반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전일 5억유로 규모의 이중상환청구권부사채(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해 언택트 화상 로드쇼를 시작했다. 원래는 직접 해외방문을 하지만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이다.

이번 발행은 7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커버드본드 프로그램을 통해 시리즈1 커버드본드를 5억유로 규모로 발행하는 것이다. 고정금리에 5년 만기로 발행되며 1년까지 연장 가능한 채권이다.

만기일시상환 구조로 발행될 예정이다. 로드쇼에서 충분한 투자자 수요가 확인된다면, 빠르면 다음주 중에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민은행은 올해 2분기에 5억달러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했던 계획을 연기했다. 코로나19로 해외채권 발행시장 여건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유로화 커버드본드는 발행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유로 통화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수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국민은행은 유럽 내 한국계기업들과 유로화 장기시설 대출 계약이 늘었다. 이에 국민은행은 연초부터 유로화 자산을 빌드업하는 중이다. 특히 필요한 자금수요의 성격상 안정적인 장기조달이 필요해 커버드본드 형태로 자금을 확보했다.

커버드본드는 금융회사가 우량자산으로 분류되는 주택담보대출과 국공채를 담보로 발행하는 담보부 채권으로, 유럽에서는 장기자금 조달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번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으로 국민은행은 커버드본드 통화를 다변화하게 됐다. 현재 국민은행이 발행해서 만기가 남아있는 커버드본드는 원화 또는 달러화다.

국민은행 외화채 발행 담당자는 "달러는 발행 자체는 쉬운데, 커버드본드 시장 자체가 크지 않다. 유럽이 커버드본드 본고장이자 파운드와 스위스프랑까지 합치면 거의 90%가 유로존에서 발행 및 유통된다"며 "메인시장에 접근이 필요했는데 때마침 유로화 자산이 늘고 있어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후순위채보다 커버드본드가 발행에 더 유리한 조달수단인 점도 영향을 끼쳤다.

현재 후순위채는 선순위채보다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후순위채권은 발행기관이 파산하면 변제 순서가 뒤로 밀리는 채권이기 때문이다.

반면 커버드본드는 선순위채권보다도 금리가 낮고 위기 때 더 강하게 발행할 수 있는 조달수단이다. 대출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모기지를 담보로 발행되는 주택저당증권(MBS)과 비교했을 때, 담보자산뿐 아니라 발행사에 상환 의무까지 부여하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은행 담보자산에 대해 우선변제권을 가질 수 있어서 안정적이면서도 자금조달 비용이 낮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을 할 때 비용이 저렴한 걸 이용하게 된다"며 "이 정도 조달비용이면 발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레인지가 있는데, 이 가격을 벗어나게 되면 발행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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