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운산업이 입게 될 피해가 글로벌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정KPMG가 2일 발표한 '코로나19에 따른 해운산업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해상 무역량이 전년보다 4.7%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한국선주협회 등록회원사 144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해운사들의 매출은 코로나19 여파로 평균 2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사들은 코로나19 영향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슷하거나 더 크다고 평가하고 있고 기간도 비슷하거나 훨씬 장기적일 것으로 우려했다.

국내 상장 해운사 중 지난해 매출액 기준 상위 5개 기업의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고 영업이익률 평균도 2.4%포인트 하락했다.

삼정KPMG는 해운산업에서 발생 가능한 대표적 위기상황으로 초저유가 시대의 종식과 주요 수출국의 경제 회복 불균형, 재점화한 미중 무역갈등을 꼽았다.

초저유가 시대가 종식되고 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해운사의 운영비는 늘어나게 되는 만큼 LSFO(저유황유)나 LNG(액화천연가스) 등 친환경 에너지 추진 선박으로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고 삼정KPMG는 조언했다.

특히 안정적 연료 공급방안을 수립하고, 친환경 및 고효율 선박 개발도 빠르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정KPMG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중국발 화물 부족이 문제가 됐다면 향후에는 유럽과 미국의 수입 수요가 글로벌 해운산업에 직접적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각국의 공장이 셧다운되면서 이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자 제조업 공장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회귀)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에 치우쳐 있던 노선을 재편하고, 신규 항로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 자본 할당과 인수·합병(M&A)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구축해 향후 해운시장 불황 종료 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기적인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핵심 보유자산 매각과 지속적인 원가절감, 운항 효율성 제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하균 삼정KPMG 해운산업 담당 전무는 "해운경기가 지속적으로 침체할 경우 해운사의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으므로 부채관리와 가변비용 등 비용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향후 악화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선박투자 시기나 용선주기를 조정할 수 있는 체제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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