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다시 마이너스는 희박"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최진우 기자 = 6월까지 유가가 반등하면서 다음 달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도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는 후행지표로서 5월 폭발적으로 늘어난 소비(소매판매)가 시차를 두고 서서히 반영된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0년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04.87(2015년 100 기준)로 1년 전보다 0.0% 상승했다.

한 달 만에 마이너스에서 벗어난 셈이다. 5월 소비자물가(-0.3%)는 8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바 있다.

보합으로 올라선 가장 큰 이유는 국제유가의 상승이다.

보통 국제유가는 3~4주의 거리를 두고 우리나라 물가에 반영된다.

5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30.5달러로 전달보다 49.44% 올랐다. 6월에도 33.89% 상승한 40.8달러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석유류의 기여도는 전월 대비 0.17%포인트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0.68%포인트로 여전히 하방압력을 주고 있지만, 그 강도가 약화한 것이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5월 중순부터 풀리기 시작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육류를 구매하는 소비층이 많아지면서 6월 돼지고기와 국산 쇠고기의 가격은 각각 16.4%, 10.5% 상승했다. 기여도로 환산하면 돼지고기는 0.14%포인트, 국산 쇠고기는 0.08%포인트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소파는 12.1%, 식탁은 10.8% 상승했는데, 작년 이맘때 세일이 있었고, 긴급재난지원금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는 7월에도 소비자물가는 보합 이상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우선 6월 석유류가 대폭 오른 데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집세가 소비자물가를 일정 부분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된다. 전체 1천 가운데 집세의 가중치는 93.7로서 6월에 한정하면 전세는 0.2%, 월세는 0.1% 올랐다.

통계청은 5월 소매판매가 급증한 데 주목하고 있다. 보통 실물보다 물가는 3~6개월 후행하는데, 5월 늘어난 소비가 7월부터 서서히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5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4.6% 증가했다. 4월(5.3%)에 이어 2개월째 4%대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승용차 등 내구재 7.6%, 의복 등 준내구재 10.9%,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 0.7% 등이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율 회복(1.5→3.5%)도 물가에 상방 압력 요인으로 거론된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 동향통계심의관은 "상ㆍ하방 압력을 모두 고려했을 때 소비자물가가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경우는 희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0%대로 돌아온 것은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라며 "유가가 상승하고 있으니까 7월 물가 상승에는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7월과 8월에도 0%대의 소비자물가를 기록할 것"이라며 "마이너스로 다시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준범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소비자물가는 상ㆍ하방요인 혼재돼 있으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개 양상, 국제유가 흐름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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